여유 돈은 과연 어디에 굴리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

주식으로 한탕을 할 것인가, 부동산에 묻어두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착실
하게 은행 신탁같은 상품에 넣어두는 것이 좋을까, 혹 잘 알지는 못하지만
채권같은 것은 어떨까.

주식은 종목을 잘 선택하면 황금어장이라는 말이 있지만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것도 최근 수년동안은 깡통계좌다 뭐다 해서 자살하는 사람까지 생기는
정도라면 여간한 전문지식이 없이는 도전할 염이 나지 않는다.

"역시 부동산"이라는 말이 있지만 주변에 부동산 잘못 샀다가 망하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그것도 철저한 여유 자금이라야 하고 언제든 제시세를 만나고 임자를 만나
제값에 팔릴 때까지는 꼼짝없이 묶어 놓아야 한다.

그것도 투자 규모 자체가 제법 덩치가 되어야 입질이라도 해보지 적은
돈으로는 건드려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소형 아파트를 생각해보지만 왠지 투기꾼 소리를 들을 것 같기도 해서
찜찜하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은행 예금이나 채권은 어떨까.

은행 예금이야 은행이 망할 염려도 없고 채권도 대개 금융기관들이 지급을
보증한 것이어서 안심은 된다.

그러나 왠지 손해보는 느낌을 갖게 된다.

물가가 크게 올라 인플레 시대가 돌아오면 지금 받는 이자는 괜찮지만
몇년후엔 점차 가치가 떨어질 것 아닌가.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속시원한 대답이 어디 없나,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자신의 전공
분야가 가장 좋다고 주장하니 도통 알수가 없다.

[[[ 상품별 분석 ]]]

우선 부동산을 보자.

지가 상승률을 기준으로한 부동산 수익률은 지난 88년이 소위 말하는
단군이래의 최대 폭등기였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해의 수익률은 25.03%였다.

89년부터는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져 93년에는 마이너스 수익률, 즉 전국의
지가가 평균해서 전년보다 떨어졌다.

이후 조금씩 지가상승률이 올라가고 있는 추세를 보이지만 얼마나 큰 폭으로
올라갈지는 미지수다.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의 흐름으로 일단 수익률을 조사했다.

물론 매매에 따른 비용도 있고 배당금도 있지만 모두 계산에서는 뺐다.

배당수익률이 낮기도 하지만 배당락이라는 것을 통해 어느 정도 지수에
반영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주식 역시 지난 88년이 피크였다.

당시 3저 경기는 주식시장을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구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기록은 기록으로만 남아 있다.

90년에는 마이너스 21.33%를 기록해 낙차가 컸다.

다시 93년에는 28%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96년에는 마이너스 21%를
기록해 원위치되기도 했다.

채권은 91년이 최고수준이었다.

당시 수익률이 무려 19%선에 육박해 놀라운 금리 수익을 보장했다.

이후 95년까지는 11%대로 수익률이 떨어졌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수익률은 마이너스 수익이라는 것이 있을수 없다.

물론 무보증 회사채를 매입했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지만 일반인들은
모두 보증 회사채를 거래하기 때문에 시중금리 수준의 수익을 보장받게 된다.

부동산과 주식이 경기의 호황 또는 호황 말기에 수익률이 높다면 채권 등
금리 상품은 경기가 불황일때 수익률이 높아지는 일정한 경향을 보이고
있음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은행 금융상품은 대개 채권보다는 1%포인트 정도 낮은 선에서 거래된다.

지난 91년의 경우 채권 수익률이 18.91%였을 때 신탁상품은 평균 13.24%에
머물렀고 지난해는 채권이 14.53%선일때 13.48%의 수익률을 보였다는 사실도
고려해 두어야 한다.

[[[ 종합 분석 ]]]

보람은행 종합기획부에서 근무하는 조규범씨가 재미있는 계산을 해 우리
앞에 보여준다.

조규범씨는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주식 부동산 금융상품 채권의 4가지
종목의 지난 10년간 수익률을 계산해냈다.

결론은 지난 10년간을 평균할 경우 위에 든 4가지 투자상품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 것은 일반의 예상을 깨고 채권으로 나타났다.

물론 부동산이나 주식이 대활황을 보였던 지난 87~89년 3년간은 부동산이
평균 16.2%, 주식이 42.5%의 수익률을 기록해 주식이 단연 최고를 기록했고
부동산이 뒤를 잇고 있지만 다른 기간에는 전혀 상반된 수익률 흐름이
조사됐다.

예를들어 같은 기간 은행신탁상품은 13.9%, 채권은 14.2%의 수익률을 보여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즉 95~96년간은 부동산과 주식이 극도의 침체를 보인
반면 은행신탁이나 채권은 비교적 견딜만한 수익률을 안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10년을 평균하면 채권이 전기간 평균 14.53%의 수익률을 기록해
왕좌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가계금전신탁 노후연금 등 은행신탁이 2위를 기록했고 주식과
부동산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의외로 부동산은 최하위로 나타났다.

결국 주식이나 부동산은 특정종목이나 특정 지가급등 지역 아니고는 평균적
으로 별 재미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셈이다.

[[[ 전략 ]]]

재테크 상품도 일률적으로 좋고 나쁜 것은 있을수 없다.

어떤 상품이든 장단점이 있어 주식과 부동산이 리스크가 높은데 반해
채권과 금융상품으로 갈수록 위험도는 낮다.

영어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하는데
이는 위험이 높으면 그만큼 버는 것이 많을수 있고 위험이 없으면 그만큼
수익도 적다는 말이다.

따라서 누구든 재테크를 하고자 할 때는 금융상품 주식 등 투자대상 상품
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돈의 성격, 자금의 기간, 자신의 성격까지도 고려
해야 한다.

예를들어 조그마한 손해에도 잠을 못이루는 섬세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되도록 주식같은 투기성향이 높은 상품은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소심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 주식이나 부동산에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되면
필시 큰 손실을 떠안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주식은 쌀때 사서 비쌀때 파는 예술이라고도 하는데 시세가
떨어졌을때 안절부절 못하게 되면 결국 쌀때 팔고 비쌀때 사게되므로 필연적
으로 돈을 잃게 된다.

이런 성격의 사람은 채권이나 금융상품 등 금리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반면 성격이 느긋해 약간의 손해 정도는 참을수 있는 성격을 가진 사람
이라야 시간과 타이밍의 예술이라는 투자를 할수 있고 또 성공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 도움말 : 조규범 < 보람은행 종합기획부 >

<<< 시나리오 >>>

1 조건 : 앞으로도 과거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연 14%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할 경우.

이런 목표를 가진 사람은 채권에 50%, 금융상품에 50%의 비율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과거의 추세가 지속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아 채권과 금융상품의 낮지만
안정적인 수익률이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같은 선택이 좋다.

만일 시세 변동이 있는 채권보다도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면 이때는
목표 수익률을 13.5% 정도로 내려 잡고 재산의 대부분을 신탁상품에 넣는
것이 좋다.

2 조건 : 채권수익률이 다소 낮아져 12.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목표수익률을 20% 정도로 잡을때.

이때는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더욱 좋을 테고 만일 목표 수익률을 30%이상
으로 잡는다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3 조건 : 채권수익률을 12.3% 수준으로 보고 목표수익률을 13%선으로
잡을때.

이때는 채권과 신탁상품에 자산의 대부분을 분산 투자하고 남는 돈을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 결론

물론 이같은 전략들은 과거 10년동안의 자산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그렇다는
것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될수 없다.

위의 예에서는 채권 수익률을 12.3%로 가정했지만 이 조건 역시 가변성이
크다.

채권수익률은 장기적으로 경제성장과 물가상승 등 복잡한 거시경제 변수들에
의해 측정 예측되는데 상황에 따라 결론은 유동적이고 예측이 그리 쉽지도,
잘 들어맞지도 않는다.

대우경제연구소 등은 향후 3년간 경제성장률을 5~7%, 물가상승률을 4.5~5.5%
로 예상하고 있는데 채권수익률은 여기서 다시 예측치를 계산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는 아주 낮다고 할 것이다.

어떻든 이들 경제연구소들의 자료로는 향후 3년간 채권수익률이 연12.3%정도
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는 이 수치를 근거로 전략을 구성해 보았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