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으며, 공과 함께 달리는 젊음을 생각하며 나는 작은 흥분에 감싸인다.
바로 광고인들만의 축제인 광고대행사 축구대회 애드컵 (AD-Cup)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88올림픽으로 아직 스포츠 열기가 식지 않았던 88년 끝자락에, 김유진
(대홍기획), 박천화 (코래드), 봉원진 (한컴), 최성만 (서울 광고기획) 등
당시 젊엇던 광고인들이 모여 "젊음을 나누고 불태우는 마당을 만들자"며
애드컵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설펐지만 이제는 어엿한 광고업계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았다.
물론 나는 축구를 잘하지 못한다.
축구를 잘 할 수 있는 나이도 지났고, 젊어서 축구를 즐긴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축구와는 별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축구만의 매력 때문에 젊은 축구동호인들과 자리를 같이 하며
즐겨 왔다.
내가 맡고 있는 대홍기획 팀이 매년 우승, 준우승을 거듭하면서, 이
대회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지금은 응원만하는 벤치위미이지만, 경기후 맥주 한조끼와 하께 나누는
대화의 한마당을 즐기기 위해 열심히 좇아 다니고 있다.
그동안 AD-Cup이 잘 운영되었던 것만은 아니다.
어떤 해에는 운동장을 구하지 못해 이곳 저곳 전전해 가며 대회를
치루기도 했고, 심판이 없어 경기마다 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체계도 갖추어지고 경험도 축적되어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늦은 가을 남한강 종합수련원에 모여 1박2일로 벌어지는 본선
경기는 참가선수 모두 밤 늦도록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광고인 축제 마당이 되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이다.
이 봄이 바로 그 흥분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계절이다.
올해도 우리 대홍기획이 우승하기를 기원하면서, 숨을 한껏 들이마시고
운동장으로 달려 나가야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