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환시장이 극도의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팔자" 세력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환율이 지난 62년이후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9백원선에 육박했다.

달러당 9백원선은 그동안 국내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져왔다.

외횐시장은 그야말로 "혼돈" 상태에 빠져들었다.

당국의 철시움직임도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외환시장 개입이 자금시장에 주는 충격이 적지 않은 만큼 당국으로서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있어 왔다.

그러나 부도 공포증이 확산되면서 이제는 환율보다는 금리안정에 정책의
무게를 옮겨 싣고 있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감히 앞을 내다볼수 없게 됐다.

여기에 수입결제물량은 엄청나다.

하루평균 10억달러수준을 오르내린다.

정유사 수입결제 재정차관 상환수요 현지해외법인의 송금 등 외화수요는
날마다 쏟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분기말이다.

외채 원리금 상환시점이 집중된 시점이다.

체이스은행의 이성희 차장은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할때 올 상반기중
환율은 9백20~9백30원선을 넘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른 딜러들도 비슷한 견해다.

외환당국은 자기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도 바쁘다.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에 크게 못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루머"가 아니다.

수출은 안되고 해외차입도 안되고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여기에다 2월초 한국은행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선물환 개입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당시 1개월짜리 선물환을 사고 현물환을 팔았던 기업들이 만기가 도래하면서
다시 현물환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현재시점에서 분명한 사실은 "앞으로도 오른다"는 것이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