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금융당국이 최근 상업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의 홍콩현지법인에 대해
자본금을 늘리는 등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권고했다.

한보사태이후 국내은행 해외점포들의 자산건전성이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는
얘기다.

상업은행 관계자는 1일 "홍콩금융당국이 홍콩에 진출해있는 상업은행 현지
법인에 최근 2천만달러의 자본증자를 권고해왔다"며 "자본충실도를 기하라는
차원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상업은행 홍콩현지법인은 조만간 증자를 실시, 자본베이스(자본금
+이익잉여금+적립금 등)를 6천7백만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홍콩금융당국이 동일인에 대한 여신한도를 자본베이스의 75%
이내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금을 늘릴 경우 영업력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은행도 현재 자본금이 1천7백만달러인 홍콩현지법인에 대해 4월중 증자
를 단행, 자본금을 1천9백40만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조흥은행도 후순위채 발행 등 통해 홍콩현지법인의 자본금(현재 1천5백만
달러)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또한 올해중 증자를 통해 홍콩현지법인의 자본금을 1천만달러에서
2천만달러로 늘릴 예정이다.

이들 은행 관계자들은 "홍콩금융당국으로부터 증자권고를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한보이후 강도가 높아진 국내금융기관에 대한 홍콩금융
당국의 자산건전성 체크를 의식하지 않을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올해중 서울은행은 룩셈부르크 현지법인, 보람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증자를 실시한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