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대한 만족도가 과거에 비해 낮아지는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아파트가 획일적 구조로 지어진데다 옆집으로부터의 소음에 따른
피해가 크고 내부구조도 바꿀 수 없는 점 등 아파트의 단점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따른 것이다.

또 아파트가 갖고 있는 장점의 하나로 꼽혔던 각종 편의시설이 단독주택
밀집지역까지 파고든 것도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외에도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이 주거
형태를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옮겨가게 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자 베란다에 정원을 설치한다든지
침실을 황토방으로 시공하는 등 단독주택 분위기를 내는 아파트가 속속
개발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 현재 대도시에 단독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를
성급하게 팔거나 개발하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 유행하고 있는 다가구나 다세대주택으로 개발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서울시가 다세대 다가구주택 건축 붐이 일면서 일조권 및 주차
시비같은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장점을
살린 새 주거모델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 구상중인 방안은 재건축이 불가피한 단독주택 가옥주들이 참여,
서로의 필지를 합쳐 지하주차장은 물론 조그만 정원과 놀이터까지 갖춘
공동주거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안은 가옥주들의 동의나 사업성, 이주대책 등에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야기하겠지만 개발이 이루어지는 곳은 쾌적한 환경을 갖춘
주거단지로 바뀔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되면 아파트에 실증이 난 수요자들을 대거 흡수하게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김영수 < 미주하우징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