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홍길동 고향"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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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기 이래로 동유럽 일대에서는 흡혈귀를 주제로 한 여러가지 전설이
있어 왔다.
이들 전설이 생긴 연유는 이렇다.
귀족간의 근친결혼으로 적혈구 생성 이상증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났다.
피 눈 이등이 붉어지고 윗입술이 오므라들며 피부에 균열이 생겨 햇볕에
쏘이면 피가 나와 오래 살지 못하는 증세였다.
그 환자들은 낮엔 햇볕이 비추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사람의
피를 마시게 하여 치료를 했다.
이들 흡혈귀 전설은 1897년 아일랜드의 작가 브램 브토커가 소설
"드라큘라"를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 잡았다.
소설 "드라큘라"는 알프스산맥으로 둘러쌓인 분지에 있는 루마니아
트란살바니아의 외딴성을 무대로 삼았다.
한편 소설 주인공의 이름은 루마니아의 왈라키아를 지배한 극악무도한
폭군 블라드 5세의 별명인 "드라쿨레아" (악마의 아들)에서 따왔다.
또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사람의 피를 마시고 피로 목욕을 한 헝가리
체이테성의 백작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의 사건에서도 영감을 빌려 왔다.
소설 "드라큘라"는 전설을 비롯한 몇몇사건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획초화한 것이다.
뒷날 이를 둘러싸고 심심치 않게 드라큘라의 고향 논쟁이 일어나 흥미를
끌곤 했다.
이 땅에서도 최근 한국 최초의 한글소설인 허균의 "홍길동전"의 주인공
고향 논쟁이 벌어져 주목을 끌고 있다.
허균의 고향인 강원도 강릉시와 전남 장성군이 홍길동을 자기 고장
출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길동전 또한 연산군때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홍천을 중심으로 활약한
명화적 홍길동, 명종때 출몰한 양주 백정 임꺽정, 임진왜란때 충청도
홍산을 중심으로 거사한 종실의 서얼 이몽학의 난에서 "서유기"의 도술,
"수호전"의 의적행위, "삼국지연의"의 분신법에 이르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보합된 픽션이다.
한편 각 지방에 전해진 전설도 없지 않다.
전남 영광의 홍길동마을, 충남 공주 유구의 홍길동산성 등이 이야기다.
그점은 홍길동이 실존인물이었다는 풀이가 될수도 있다.
강릉과 장성의 논쟁이 어떻게 끝날지 주목거리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
있어 왔다.
이들 전설이 생긴 연유는 이렇다.
귀족간의 근친결혼으로 적혈구 생성 이상증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났다.
피 눈 이등이 붉어지고 윗입술이 오므라들며 피부에 균열이 생겨 햇볕에
쏘이면 피가 나와 오래 살지 못하는 증세였다.
그 환자들은 낮엔 햇볕이 비추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사람의
피를 마시게 하여 치료를 했다.
이들 흡혈귀 전설은 1897년 아일랜드의 작가 브램 브토커가 소설
"드라큘라"를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 잡았다.
소설 "드라큘라"는 알프스산맥으로 둘러쌓인 분지에 있는 루마니아
트란살바니아의 외딴성을 무대로 삼았다.
한편 소설 주인공의 이름은 루마니아의 왈라키아를 지배한 극악무도한
폭군 블라드 5세의 별명인 "드라쿨레아" (악마의 아들)에서 따왔다.
또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사람의 피를 마시고 피로 목욕을 한 헝가리
체이테성의 백작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의 사건에서도 영감을 빌려 왔다.
소설 "드라큘라"는 전설을 비롯한 몇몇사건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획초화한 것이다.
뒷날 이를 둘러싸고 심심치 않게 드라큘라의 고향 논쟁이 일어나 흥미를
끌곤 했다.
이 땅에서도 최근 한국 최초의 한글소설인 허균의 "홍길동전"의 주인공
고향 논쟁이 벌어져 주목을 끌고 있다.
허균의 고향인 강원도 강릉시와 전남 장성군이 홍길동을 자기 고장
출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길동전 또한 연산군때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홍천을 중심으로 활약한
명화적 홍길동, 명종때 출몰한 양주 백정 임꺽정, 임진왜란때 충청도
홍산을 중심으로 거사한 종실의 서얼 이몽학의 난에서 "서유기"의 도술,
"수호전"의 의적행위, "삼국지연의"의 분신법에 이르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보합된 픽션이다.
한편 각 지방에 전해진 전설도 없지 않다.
전남 영광의 홍길동마을, 충남 공주 유구의 홍길동산성 등이 이야기다.
그점은 홍길동이 실존인물이었다는 풀이가 될수도 있다.
강릉과 장성의 논쟁이 어떻게 끝날지 주목거리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