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수요자인 직물업체들의 부도가 급증,공급자인 화섬업체들의 경영에도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1.4분기중 화섬업계의 부도피해는 이미 작년 전체수준을 넘어선
4백4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4일 한국화섬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3월말 현재 화섬협회 회원사들이
수요업체인 직물회사들의 부도로 인해 입은 피해액은 지난해 전체의 부도
피해액 4백억원보다 10%나 많은 4백40억원에 달했다.

하반기의 화섬경기가 상반기보다 못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화섬업체들의
부도피해는 2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섬협회측은 이처럼 직물회사들의 부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국산
직물류의 가격경쟁력이 주요시장인 중국에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개발도상국산 제품에 크게 뒤지는데다 품질면에서도 많이 추격당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도업체로는 명보섬유와 창영(대표 배을출)이 10개업체에 대해 1백10억원,
삼광직물이 5개업체에 1백15억원의 부도를 각각 낸 것을 비롯, 자미통상
창호섬유 서해 동해섬유 삼풍직물 성화직물 한진섬유 경수섬유 영전양행
예천 등 중견직물업체들이 망라돼있다.

이에따라 효성생활산업이 1백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고 코오롱 등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화섬업체들은 직물업체들의 부도가 늘고 국내수요가 감소추세를
보임에따라 주요시장인 중국시장에 화섬원료를 직수출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으나 대만 인도 태국 등 역시 화섬생산량이 남아도는 개도국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선경인더스트리가 5백41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비롯, 대부분의
업체들이 섬유부문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화섬업계는 올해 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