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황사현상을 황진만장이라고 불러왔다.

황토의 미세한 입자가 먼지로 된 뒤 바람이 날려와 땅에 겹겹이
쌓인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인들은 건조한 3~5월이 되면 황진바람에 괴로움을 이만저만 받는
것이 아니다.

주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황진바람이 몰아치게 되면 얼굴에 보호용
망사를 둘러쓰지 않고 나다니기가 곤란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직장에
출근하기조차 어렵다.

그런데 요몇년 사이에 그처럼 심한 황사현상의 발생 빈도가 크게 줄어
들었다.

북경지역의 경우에는 지난 70년대의 30회에서 1,2회로 급감했다.

그것은 지난 수십년간 중국 정부가 실시해온 사막녹지화정책 추진의
결과였다.

50년대부터 황사 발원지인 서북 사막지역과 황토지대에 약 3억그루의
나무를 심은 "녹색 만리장성 계획"과 78년부터 2050년까지 시행중인
"북방 방풍림 계획"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중국에는 동북 (길림 요녕) 화북 (내몽고 하북 산서) 서북 (신강 청해
티베트) 등 3북지방을 중심으로 연간 강수량 4백mm 이하의 건조지역이
중국땅의 41%나 된다.

그 가운데 내몽고와 신강에는 중국땅의 15.9%에 이르는 불모의 사막이
있다.

내몽고의 고비사막과 우란부허사막, 신강의 타클라마칸사막, 황하상류의
아란산사막등이다.

그 사막도 건조한 기후와 무분별한 개간 등 초원파괴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조림사업 추진으로 중국내에서의 심한 황사현상 발생 빈도가 줄었다고
하나 한반도에는 옛날이나 마찬가지로 봄철마다 4,5회의 황사바람이 불어
닥친다.

그것도 단순한 황진만이 아니라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과정에서 배출된
온갖 공해물질을 동반해 오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카드뮴 납 구리 알루미늄 등 중금속과 아황산가스 메탄가스 산화질소가
함께 실려와 대기와 수질을 오염시킨다.

그것이 눈병과 호흡기질한 등을 일으키고 농업에도 많은 피해를 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산림청이 황사피해 최소화대책의 일환으로 황사 발원지인 우란부허사막에
한중공동시범조림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모쪼록 결실이 있길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