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으로 불황을 극복하자.

거리의 간판이 단순.대형화되고 있다.

크고 깨끗한 간판으로 고객의 눈도 끌고 도시미관에도 기여하자는
움직임이 기업체는 물론 불경기에 시달리는 중소 상인들에게까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

최근 급증한 것은 파랑이나 빨강 등 원색 바탕에 상호만 흰 글씨로 크고
깔끔하게 써 한눈에 들어오도록 한 형태.

예전처럼 흰 바탕에 여러가지 색을 써서 알록달록 모양을 내거나, 글자
테두리에 그림자를 줘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 글자만 튀어나오도록 한
간판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을지로 명진애드컴의 정종호 실장은 "업종과 주문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음식점의 경우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색상을 많이 사용하는 편"
이라고 말한다.

색상변화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은 간판의 폭이 넓어지면서 활자가 커진 점.

화장품 할인매장 등에서 시작된 유형으로 다른 업종에까지 퍼졌다.

중소 매장의 간판이 이처럼 바뀐 것은 대기업 로고나 대리점 간판 등이
깨끗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오피스빌딩이 늘어선 마포로의 경우 지하철5호선 개통 이후 가로가
정비되면서 파란 바탕에 흰 글씨 간판으로 거의 통일됐다.

소재 또한 종래 사용하던 아크릴 대신 특수천인 파나프렉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촌 제일광고의 강동구 대표는 "고급스런 느낌을 주고 무엇보다 잘
깨지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한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오래 쓰고 내부에 등을 설치할 경우 아크릴보다
훨씬 밝게 빛나는 장점이 있다는 것.

파나프렉스 간판을 주문할 경우 가격은 사방 1m당 25~30만원선이다.

아크릴간판의 값은 같은 크기에 15만원정도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