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무공)가 올하반기중 북한에 무역관을 설치한다고
베이징주재 외교소식통이 4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평양을 방문중인 홍지신 무공북한실장이 북한 대의경제협력
추진위원회(대경추)측과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하고 "남북양측이 금명간
무공의 북한무역관 설치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의 무공이 무역관설치 희망지역을 평양에서 나진
선봉으로 양보하고 북한의 대경추가 "한국기업의 선투자, 후무역관 설치"의
입장을 철회하면서 양측의 협상이 급진전됐다고 외교소식통을 전했다.

남북 양측은 무공이 일정 기간내에 통일원으로부터 대북투자사업승인을
받은 동릉해운 동양시멘트 삼성전자 등 한국기업 20개이상이 나진 선봉
지역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국기업들의 북한내 임가공사업 제철소
가동과 종자개량 농업기술지원 등의 식량증대사업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측은 무역관 설치에 앞서 한국기업의 선투자를 고집해왔었다.

이에따라 무공은 6월말 이전에 북한과의 협의를 거쳐 주재원 숙소와
사무실 등을 확정, 연내에 부장급 1명을 나진 선봉지역에 상주시킬 방침이다.

또 농업진흥청이 지난 95년 이후 강원도 철원 평창 진부등지에서 개량
작업을 벌여온 북한 벼 "평야 15호"와 옥수수 "나진 화성1호" 등 개량종자를
북한으로 반출하는 문제를 관계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소식통은 "평양에 체류중인 훙지선실장과 북한
대경추와의 무역관 설치협상이 순조롭게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고
"정부의 승인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주재원을 파견해 북한내 투자환경과
우리 기업의 참여가능사업 등을 발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북한을 방문중인 홍실장은 5일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편을
이용 북경으로 와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