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은 정부의 강력한 육성의지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여러 부처로 난립된 정책결정을 통합조정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기획단의 구성이 시급합니다"

추호석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장(대우중공업 사장)은 "국내 항공산업은
지금 도태되느냐 재도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정부와 업계의 공동
노력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항공산업의 당면 현안은.

"정부의 항공산업 육성책에 따라 업계가 대규모의 설비투자를 해놨지만
오는 99년 이후의 후속 생산물량을 확보하지 못한게 큰일입니다.

답보상태에 빠진 중형항공기 개발사업, 고등훈련기(KTX-2)사업 등을 하루
빨리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도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항공산업을 굳이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항공우주산업은 국가방위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 연관
산업으로의 기술파급효과가 큰 미래형 첨단산업입니다.

지금 우리가 항공산업 육성을 게을리한다면 다가오는 2000년대에는
국가방위는 물론 기술력의 예속도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국내 항공산업의 여건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항공산업이 유난히 낙후돼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브라질같은 중진국에도 밀리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현실이 어두운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주변산업여건이 성숙됐고 우수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강력한
육성의지만 있다면 빠른 시일내에 선진국 수준에 육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제기 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는.

"국내 항공산업은 정비단계를 넘어 기술도입 및 조립생산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제작이나 가공기술은 선진국 수준인데 핵심기술인 설계기술, 시험평가기술,
관리기술 등은 매우 뒤떨어졌습니다.

항공기를 독자 개발할 수 있으려면 하루빨리 완제기 제작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를 꼽는다면.

"항공산업은 대규모의 초기투자가 필요하면서도 투자자금의 회수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집니다.

정부의 보호육성책이 없다면 불가능한 산업이지요.

정부물량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창출, 국내 인프라의 구축, 항공우주
산업을 위한 중장기적 기금 조성, 국제공동협력을 위한 세계화 등을 필수
과제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