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각과 참신한 해석이 돋보이는 소극장 오페라 2편이 4월의
음악팬을 부르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이 로시니의 처녀작 "결혼청구서"를 현대감각에 맞게 각색해
8~13일 국립극장소극장에서 공연중인데 이어 서울오페라앙상블이 푸치니의
"라보엠"을 한국식으로 해석한 "서울라보엠"을 11~1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무대에 올리는 것.

"결혼 청구서"는 로시니가 19세때 베니스 산모제극장의 위촉을 받아
작곡한 1막짜리 오페라부파 (희가극).

국립오페라단의 제3회 오페라스튜디오 작품으로 장윤성 (지휘) 이소영
(연출) 서숙진 (번역.의상) 구유진 (분장) 등 30대 스태프가 참여한다.

출연진도 모두 오디션을 통해 뽑힌 신선한 얼굴들로 활력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외국에서 자수성가한 노총각 슬룩은 멋진 색시감을 구하기 위해 "33세
이상은 곤란" "살결이 부드럽고 고울 것" 등 까다로운 조건이 제시된
결혼청구서를 공표한다.

부자인 밀은 딸 화니에게 이만한 사위감도 없다고 판단, 결혼계약서를
작성한다.

이를 알게된 화니와 그녀의 가난한 연인 에두아르도는 전전긍긍하고
급기야 슬룩을 협박하기에 이른다.

화니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안 슬룩은 당황하고 슬룩의 탐탁치 않은
태도에 모욕을 느낀 밀은 결투를 신청한다.

슬룩은 진정한 사랑과 행복의 의미를 깨닫고 에두아르도의 서명이 들어간
계약서를 완성해 두사람에게 재산을 남긴다.

마침내 밀은 두사람의 결혼을 허락하고 사랑의 찬가가 울리는 가운데
슬룩은 먼길을 떠난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이소영씨는 "원작의 코믹함과 감동을 훼손치 않으려
노력했다"며 "소극장무대의 특성을 살려 변화있고 역동적인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

문의 274-1151

"서울 라보엠"의 무대는 80년대 서울의 신촌.

시대의 아픔에 부대끼며 괴로워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린다.

라보엠의 연인 "미미"와 "로돌포"는 "미미"와 "한솔"이라는 한국이름으로
등장한다.

"오페라 대중화 운동"에 열심인 연출가 장수동씨의 "우리의 얼굴을 한
오페라시리즈" 첫번째 무대.

극 중간중간에 당시 상황을 슬라이드 영상으로 재현하는 시도도
이뤄진다.

미미역에 박연희 최인애, 한솔역에 이현 장보철 등 신진성악가들이
출연한다.

문의 574-8798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