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용품산업은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분야중 하나이다.

대부분 용품이 숙련자가 아니면 탈.부착하기가 어려워 소비자들은 카센터나
대리점 등을 찾을 수밖에 없고 이 점이 다단계 유통구조의 원인이 된다.

이같은 맹점을 타파해 성공가도를 달리는 업체가 있다.

카시트 제조업체인 루가(대표 이재웅)가 바로 그 회사다.

카시트 시판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던 20여개사중 현재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회사가 루가이다.

용품업체들의 잇따른 도산과는 대조적으로 이 회사는 지난 2월 종업원들에게
특별보너스를 줄 정도로 경기가 좋다.

그 이유는 두가지.

요즘 인기를 끄는 인공피혁을 카시트 소재로 적용한 점, 총판 대리점 카센터
등 복잡한 유통구조를 없애고 직판체제를 구축한 점이다.

직판으로 전환키 위해 2년동안 40여개에 이르던 대리점등 유통망을 점주들의
반발과 비용지출을 감수하며 모두 정리했다.

직판이 가능했던 것은 소비자가 직접 카시트를 카의자에 덧씌우기만 하면
되도록 만들었기 때문.

이로 인해 루가시트의 세트당 가격은 17만원으로 일반제품의 3분의 1선에서
공급이 가능해졌다.

품질도 천연피혁 못지않아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이 회사의 이사장은 "밥이나 빨래하는 일은 여자만 할수 있다"는 식의 통념
을 깬 것이 직판을 가능케 했다고 말한다.

이사장 스스로 밤낮으로 미싱작업을 할 정도로 직원들과 벽을 허문 채
가족주의 경영을 폈다.

이 덕분에 서울 한남동공장 화곡동공장 부평공장 등 3개 공장을 거느리게
됐다.

30여명의 직원이 하루 4백벌의 인조가죽시트를 생산한다.

철저한 품질관리는 이 회사의 돋보이는 강점.

루가시트는 천연가죽에 손색없을 정도로 질감이 좋고 입체재단으로 봉제
마디가 정교하다.

본드 등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열로 접착시켜 카시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물수건을 짜서 닦으면 돼 시트 관리도 수월하다.

수명이 다할 때까지 애프터서비스를 보장해주며 소비자 불만족시 1백%
환불해줌에도 반품률이 거의 제로이다.

루가시트는 또 출고된 자동차의 시트에 그대로 덧씌워도 밀리거나 뜨지
않을 정도로 밀착감이 우수하다.

때문에 승차시 편안하고 피곤을 덜 느끼며 미끄럽지 않아 안전운행에도
도움을 준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루가시트는 몇몇 해외 유명자동차에 시판용으로 장착
되고 있다.

러시아에는 벤츠용으로 7백벌이 수출되기도 했으며 필리핀 말레이시아
중국 업체와도 수출상담중이다.

회사측은 한남동 본사매장(792-5900)을 통해 직판을 강화하는 한편 전국에
다수의 직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 문병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