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심야에 방영되는 값싼 저급오락영화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거세다.

주범은 SBSTV가 1월말 신설한 "화요시네마극장" (오후 11시)과 MBCTV가
수요일 오후 11시에 방영하는 "심야극장".

"화요시네마극장"은 첫 영화로 10년전 홍콩액션물 "예스 마담2"을
방영하면서 이후 내보낼 영화의 성격을 짐작케 했다.

아니나 다를까 "황가사조" "카레형사 고추형사" 등 한물간 홍콩영화와
"연인의 표적" "금지된 유혹" 등 엉성하고 유치한 B급 미국 영화를 번갈아
방영하고 있다.

SBS 담당자는 "주력프로그램인 "금요영화특급"과 "일요명화"에 적합치
않다고 판정된 영화를 주로 내보낸다"고 인정했다.

95년 9월 시작된 "심야극장"은 그동안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바그다드 카페" 등 수작을 선보이며 대중성 강한 "주말의 영화"와
차별성을 보여왔다.

하지만 근래엔 "암흑가의 여형사" 등 홍콩액션물이나 "난마강호" 같은
무협시리즈를 내보내는 등 저질화하고 있다.

MBC측은 "매주 수작을 공급할 수 없어 가끔 수준낮은 작품을 내보낸다.

요즘 그런 작품들이 몰린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방송사들이 평일에 외화를 편성한 것은 방송시간 증가이후.

제작비가 싼데다 최소한의 시청률을 올릴수 있기 때문.

"달빛소나타"를 폐지하고 긴급 편성한 "화요시네마극장"은 1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영화의 수입단가는 1만5천~3만달러로 국내 프로그램의 제작비를
밑돈다.

방송관계자는 "방송사마다 돈 안드는 외화로 시간을 때우는 걸 어쩔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