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탁 외과의원 원장(52)은 의료계에서 알아주는 정보통신 선구자이다.

그는 국내에서 컴퓨터가 전혀 일반화되지 않았던 86년 8비트 애플컴퓨터
시절부터 의료보험청구내역서 작성이나 유학생 등을 위한 영어진단서 작성
등에 컴퓨터를 이용해 왔다.

특히 지난 95년 의료보험연합회와 한국통신이 도입한 EDI(전자문서교환)
방식의 의료보험청구가 시작됐을 때 시범의료인으로 참가한 3명중 1명이었다.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EDI방식에 대한 시범참가자를 공개 모집했을 때
이에 대한 인식이 별로 안돼 신청자가 없었나봐요.

이 방식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편리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요"

그는 아침 출근과 동시에 PC앞에 앉아 전날 진료한 환자의 카드를 갖고
의료보험 청구내역서를 작성하고 매일매일 저장한다.

이 저장된 자료를 다음달 1일 한꺼번에 의료보험연합회로 전송한다.

월 4백~5백건정도 되는 청구내역서 전송이 10분정도면 모두 끝난다.

"옛날 같으면 PC에 입력하고 프린터를 한뒤 일일이 다시 포장해 우체국을
찾아 발송해야 했던 번거롭기만 했던 서류들이지요"

이 작업에만 며칠이 걸려야 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연합회에서 심사한뒤 의료보험비를 결제해주는 기간이 과거
1달반이상에서 보름정도로 줄어 자금운용에서도 아주 유리하다고 유원장은
설명한다.

그는 PC를 오랫동안 써온만큼 활용분야도 다양한 편이다.

문서작성에서 펜은 이미 과거의 도구가 되었다.

PC통신도 자주 활용한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유학중이던 큰딸(현재 한국신용정보
근무)을 위해 국내에 취직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취업정보"코너를 뒤져 큰
도움을 받기도 했다.

또 인터넷을 통한 전자우편은 그에게 가장 큰 기쁨이란다.

귀국한 큰딸을 비롯 네자녀가 모두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을 때 PC로
편지를 1주일에 한번정도 주고 받을 수 있어서이다.

최근에는 PC도사급인 고교생 환자로부터 인터넷폰 기술을 배워 열심히
연마중이나 아직 소프트웨어가 완전하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한다.

물론 재테크로 84년부터 해온 증권투자를 위한 시세조회에 PC가 기본으로
활용되고 있다.

"PC는 아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움 그 자체를 주는 도구입니다.

일을 할 때나 게임을 할 때나 항상 기쁜 마음으로 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 글 윤진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