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삶의 질이 중시되는 레저시대.

국내대기업들도 이에따라 차세대 유망산업인 레저사업에 다투어 진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30대그룹들중 이미 21개그룹이 레저사업에
진입해 있으며 나머지 다른 그룹들도 조만간 레저사업에 손을 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해진 것은 레저수요가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21세기에 경쟁력 있는 대형레저시설을 건설하기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고 이를 조달할수 있는 기업은 대기업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대그룹의 부문별 레저사업진출현황을 보면 골프장사업엔 삼성 등 20개
그룹, 콘도사업엔 한화 등 16개그룹이 진출해 있다.

스키장사업엔 현대 삼성 쌍용 한솔 등 8개그룹에 불과한데 이는 지리적
으로 스키장을 건설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은 중앙개발이 6곳의 골프장과 세계 8대 테마파크인 용인 에버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위성그룹인 보광은 강원도 평창에 종합리조트단지인 "휘닉스
파크"를 개장하고 시설을 확장중이다.

삼성의 또 다른 위성그룹인 한솔그룹도 강원도 원주에 "오크밸리"를
건설하고 있다.

명성그룹의 콘도시설을 인수하면서 레저사업에 뛰어든 한화그룹도 최근
노후화된 콘도시설을 전면 개보수, 이미지를 개선한데 이어 산정호수 대천
춘천 제주 등에 콘도체인망을 잇달아 확대하면서 국내최대의 체인콘도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화는 특히 최근의 추세에 맞춰 설악 등 기존체인콘도에 레저시설을
보강하거나 춘천 등 신규체인콘도에 스키장 골프장 등을 구비하는 등 종합
리조트형콘도를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운영중인 레저시설중 스키장은 12개소중 3개소, 회원제
골프장은 83개소중 20개소, 콘도는 1만7천6백60실중 5천4백20실이 30대
그룹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레저사업에 신규진입한 대기업들은 대부분 콘도 스키장 골프장 등을 두루
갖춘 종합리조트단지개발을 꾀하고 있다.

이는 한가지 시설만 갖고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개장된 리조트나 개발중인 리조트단지의 특징은 대형화 복합화로
요약할 수 있으며 광역수도권에 자리잡은 리조트단지가 많은 편이다.

단지면적은 최소 1백만평을 넘고 투자금액도 최소 1천억원이상 들어가며
콘도 스키장 골프장 등의 시설은 기본이고 수영장 사우나 볼링장 연회장
회의실 운동시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경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관광자원이 풍부한 강원도와 제주도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90년대 들어 대기업들이 레저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그동안
중소기업이 주도했던 레저업계의 판도도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종합리조트단지가 속속 개장되면서 스키장 골프장 콘도 등 하나의 레저
시설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중소기업은 점점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또한 자동차보급과 국내항공망의 확대로 레저시설의 체인화가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레저산업에서도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병합하는
M&A가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경제연구소의 서천범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레저산업이 90년대들어
성장기에 접어든 점을 감안할 때 2000년을 전후해 M&A가 활발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