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치소에 수감중인 정보근 한보그룹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14일
속개된 한보청문회에서 여야의원들은 정회장과 김현철씨및 홍인길의원과의
관계 규명을 통해 한보대출과정에서의 외압 실체 규명에 주력했다.

<>.이날 답변에 나선 정회장은 신문 초반부터 "모른다"로 일관, 의원들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정회장은 자민련 이상만의원이 한보자금의 조성경위를 묻자 "자금담당자가
아니어서 전혀 모른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

그는 또 신한국당 김문수의원이 한보철강의 실제 투자규모인 3조8천억원과
대출금 총액 사이의 차액이 비자금으로 조성된 것 아니냐고 묻자 "모른다"고
진술하는등 발뺌으로 일관.

정회장의 이같은 진술이 계속되자 신한국당 박주천의원은 "젊은 사람이
아버지보다 더하다" "자물통입인 아버지의 복사판"이라고 힐난.

<>.정회장은 정태수씨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신한국당 박주천 의원의
질문에 목이 메인듯 잠시 고개를 숙인후 "자식에게는 자애로운 분"이라고
답변.

정회장은 또 "아버님을 사업가로서는 아직 어느 누구보다 존경한다"며
"다만 사업추진과정에서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했으나 아버님의 사업적
직관을 믿었다"고 언급.

<>.한보국정조사특위는 김현철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주)심우 박태중대표
에게 최근 청문회 출석요구서를 발송했으나 주소지 불명으로 반송돼 대책
마련에 부심.

14일 청문회에서 자민련 이인구의원은 "한보철강의 김대성상무와 박태중씨
에게 출석요구서가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현경대위원장에게 대책마련을
요구.

이에 현위원장은 "김상무는 지난 1월 25일 출국해 소재파악이 되지 않고
있으며 박씨의 경우에는 (주)심우 사무실과 자택 등에 모두 연락이 되지
않고 출국여부도 미확인 상태"라며 "전문위원에게 관련법에 따른 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했다"고 설명.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박씨와 정보근회장이 남강고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회장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반응.

< 허귀식.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