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우즈 충격"이다.

"5백55야드의 파5홀(2번홀)에서 9번아이언으로 투온을 시켰다거나
파4홀들에서 결코 7번아이언 이상을 잡질 않았다"는 등의 우즈 골프는
골퍼들의 넋을 빼놓고 있다.

그러나 그 경탄의 과정에서 "신이 점찍은 골퍼, 천재, 신동"이란
표현이 난무하는 것과 "코스를 개조해야 한다"는 등의 일부 발상은
"우즈 골프"를 너무 가볍게 보는 느낌이 짙다.

우즈의 골프에는 그렇게 된 "역사"가 있다.

특히 부친 얼 우즈는 "골프는 어떤 상황에서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혹독히 가르쳤다.

우즈가 지난해 US아마선수권 36홀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3홀을 남기고
2홀을 지고 있으면서도 역전 우승한 것은 부친의 끊임없는 "주입"에
근거한다.

재질이 있어 오늘의 우즈가 탄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동이나
천재"라는 표현은 오로지 골프만을 위한 21년동안의 노력과 가족의
피눈물나는 헌신등을 감안 할 때 그 과정을 너무 쉽게 여긴다는
생각이다.

"코스 개조론"은 더 더욱 우습다.

우즈만한 경쟁자가 10명이라도 있으면 파5홀의 의미가 없다.

그러나 우즈는 미국에서도 한명뿐이고 세계에서도 한명뿐이다.

오거스타를 만든 보비 존스는 우즈의 출현을 감격스러워 할 지언정
자신이 만든 코스가 잘못됐다고는 결코 생각지 않을 것이다.

골프란 스포츠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지금은 우즈가 천하무적인것 같아도 그 역시 앞으로 숱하게 뼈아픈
패배를 맛 볼 것이다.

우즈의 출현의미는 세계골프수준을 한단계 도약시키는데 있다.

그가 치는 곳마다 코스를 바꾸면 골프전체를 바꿔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