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는 흐림, 그러나 수출시장은 차차 갬"

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수출이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6일 발표한 "주요 업종의 97년 2.4분기 전망"에 따르면
올 2.4분기동안 내수경기는 여전히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분석
됐다.

업계는 이에따라 감산이나 밀어내기식 수출로 침체국면에 타개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업종별 경기전망이다.

<> 자동차

3월말 현재 재고(내수기준)가 적정수준인 7만대를 크게 초과하는 12만대에
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업체별로 새모델을 개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재고몸살은 2.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경기침체로 소비심리는 한껏 위축돼 있어 올 2.4분기 내수규모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6% 줄어든 42만9천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런 내수부진을 수출로 타개하기 위해 가격인하, 신차투입등
공격적인 해외판매전략을 구사,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4%정도 늘어난
34만7천대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생산도 지난해 2.4분기보다 10%정도 증가한 74만5천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 전자

원화절하와 정보통신등 산업용전자의 호조등에 힘입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내수시장의 경우 가전제품의 포화상태가 극심한데다 외국제품들이
가격인하 등을 무기로 국내시장을 잠식하고있어 올 2.4분기 매출신장율이
5%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 반도체

반도체 국제가격을 지지하기 위해 한.일 양국 반도체업계가 감산체제를
고수함에 따라 16메가D램의 값이 2.4분기에도 개당 12달러대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런 가격대에서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7% 늘어나 1년만에
수출이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단 오는 6월 대만업체들의 양산체제 돌입이 맞물려 있어 공급확대에 따른
가격하락이 재연될 경우 반도체 시장전망이 다시 어두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 일반기기

올 1월 수주실적이 27.5%나 급감한데 이어 2월에도 수주가 전년동기대비
5.5% 줄어드는등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2.4분기에도 내수증가율은 연평균(20.8%)수치를 훨씬 밑도는 12.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엔화약세로 일본제 고급제품에 눌리고 중국및 대만제 저가제품에 밀려
수출도 3.5%의 저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 석유화학

합성수지 제품의 국제가격 회복세, 미국, 일본등 선진국의 경기호조, 중국
및 동남아의 수요확대등에 힘입어 올 2.4분기에는 수출이 20%(물량기준)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내수의 경우 경기부진에 따른 연관산업의 수요둔화로 전년동기대비
1.6%의 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 섬유

올 2.4분기 수출은 전분기 수준인 2.5%선의 증가를 유지하겠다.

96년 한햇동안 4.2%의 증가를 기록하며 내수시장을 위협했던 섬유수입은
올들어 다소 주춤하면서 올 2.4분기에는 1% 증가선에 그칠 전망이다.

<> 철강

한보와 삼미의 부도에도 불가하고 포항제철의 정상가동과 업계 생산물량
조정등으로 큰 문제없이 꾸준한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수출은 올 1.4분기에 20%이상 늘어나는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2.4분기에도 이어져 10%이상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철강가격의 반등세로 채산성도 동반 호조기미를 띠고 있다.

<> 조선

엔화약세로 일본과의 수출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이지만 납기면에서 우위에
있어 전체적으로는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