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II면톱] PC통신사 '사이버범죄' 비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PC통신에 임의로 만든 가공의 인물을 등록시킨 뒤 이들을 내세워 사기를
벌이는 신종 "사이버 범죄"가 국내에 등장, PC통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 신종 범죄는 PC통신사들의 허술한 가입자 관리시스템과 경쟁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것이어서 이에대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할 경우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 사기를 벌인 주인공은 15일 서울 지법에서 사기죄와 절도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최모씨(서울 양천구 신정동).
최씨는 무려 36명의 가공인물을 만들어 PC통신에 가입시킨 뒤 일반인
들에게 돈을 받고 이들의 ID 사용권을 분양해주다가 법망에 걸린 것.
최씨가 사기극을 벌이게 된 것은 게임에 너무 몰두해 있었기 때문.
그는 모PC통신사 머드게임동호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머드 게임광이다.
머드게임이란 영문 multi user dungeons의 준말로 수십명의 이용자가
통신에 접속해 여러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
네트워크 다자간 접속게임이라고도 불린다.
머드게임에 재미를 붙여 밤새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날이 많아졌다.
하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는 그로서는 엄청난 액수의 통신료와 게임이용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가 생각해 낸 방법은 두가지.
우선 월 75만여원에 달하던 전화료는 이웃의 전화선을 끌어다 쓰는 것으로
해결했다.
게임이용료는 가공인물을 만들어 내 아예 납부할 사람이 없도록 했다.
최씨는 PC통신사에서 가입자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마음대로 지어낸 뒤 전화로 가입신청을 했다.
가입자의 신원을 조사하지 않은 PC통신사는 그자리에서 ID를 내줬다.
공짜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최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예 머드게임방에다 공고를 냈다.
공고 내용은 "10만원만 내면 3개월간 머드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었다.
사용기간을 3개월간으로 끊은 것은 이용료를 내지 않고 연체해도 계속
통신을 할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
공고를 보고 연락온 23명에게 한사람당 3만~13만원을 받고 가공 ID를
분양해줬다.
이들이 1년6개월간 무료로 사용한 게임 비용은 1천7백만원.
최씨는 통신에 사용한 전화번호가 통신회사와 경찰에 추적당해 결국
검거됐다.
그가 자신의 집말고 다른 곳을 옮겨 다니며 통신했다면 잡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란 게 경찰관계자의 말이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
벌이는 신종 "사이버 범죄"가 국내에 등장, PC통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 신종 범죄는 PC통신사들의 허술한 가입자 관리시스템과 경쟁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것이어서 이에대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할 경우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 사기를 벌인 주인공은 15일 서울 지법에서 사기죄와 절도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최모씨(서울 양천구 신정동).
최씨는 무려 36명의 가공인물을 만들어 PC통신에 가입시킨 뒤 일반인
들에게 돈을 받고 이들의 ID 사용권을 분양해주다가 법망에 걸린 것.
최씨가 사기극을 벌이게 된 것은 게임에 너무 몰두해 있었기 때문.
그는 모PC통신사 머드게임동호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머드 게임광이다.
머드게임이란 영문 multi user dungeons의 준말로 수십명의 이용자가
통신에 접속해 여러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
네트워크 다자간 접속게임이라고도 불린다.
머드게임에 재미를 붙여 밤새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날이 많아졌다.
하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는 그로서는 엄청난 액수의 통신료와 게임이용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가 생각해 낸 방법은 두가지.
우선 월 75만여원에 달하던 전화료는 이웃의 전화선을 끌어다 쓰는 것으로
해결했다.
게임이용료는 가공인물을 만들어 내 아예 납부할 사람이 없도록 했다.
최씨는 PC통신사에서 가입자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마음대로 지어낸 뒤 전화로 가입신청을 했다.
가입자의 신원을 조사하지 않은 PC통신사는 그자리에서 ID를 내줬다.
공짜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최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예 머드게임방에다 공고를 냈다.
공고 내용은 "10만원만 내면 3개월간 머드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었다.
사용기간을 3개월간으로 끊은 것은 이용료를 내지 않고 연체해도 계속
통신을 할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
공고를 보고 연락온 23명에게 한사람당 3만~13만원을 받고 가공 ID를
분양해줬다.
이들이 1년6개월간 무료로 사용한 게임 비용은 1천7백만원.
최씨는 통신에 사용한 전화번호가 통신회사와 경찰에 추적당해 결국
검거됐다.
그가 자신의 집말고 다른 곳을 옮겨 다니며 통신했다면 잡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란 게 경찰관계자의 말이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