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부실 시공] 공사 '올스톱' ..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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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도 건설현장은 16일 총체적 부실시공이 밝혀지면서 공사중단에
따른 황량한 분위기 속에 재시공 진단 부분을 점검하는 등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천안~대전간 61km 시험공사 구간의 터널과 교량 공사장은 단국이래 최대
역사를 알리며 천지를 뒤흔들던 굉음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개미처럼 부지런히 오가던 덤프트럭도 보이지 않았다.
군데군데 서너명의 인부들이 모여 앞일 걱정만 하고 있었다.
4km가 넘는 운주터널 건설현장.
동양 최대라는 터널공사가 중단상태였다.
터널을 뚫는 작업이 끝난 상태에서 마감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인부는 간곳이 없고 자재더미만이 이곳저곳에 널려있었다.
다른 터널건설 현장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92년 공사에 들어가 지난해 교각공사를 마무리한 산동교 서원교 쌍암교
등 재시공진단을 받은 교량은 교각만 덩그렇게 줄지어 서있었다.
교각위의 철근들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내보이고 있었다.
상판을 까는 공사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동교 교각은 지난해 봄에 완공했어요.
산동교를 포함한 전체적인 교량 공정률은 이미 90%를 넘은 상태죠.
구조물에대한 안전진단 결과가 실시중인데다 후속공사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거의 1년째 방치돼 있어요"
한라건설과 일성종합건설이 공동 시공중인 충남 아산시 응봉면의 산동교
교량건설 현장 책임자는 재시공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교량 건설현장인 충남 연기군 진의면 대우건설 서원교 건설현장은
고속철도 현장 분위기를 대표하는듯 했다.
대역사의 열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교량 상판을 얹었으나 군데군데 시멘트가 떨어져나간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콘크리트 타설불량이었다.
경부고속철도 건설공사중 가장 먼저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벌였으나
외관상으로도 하자가 생긴 것이다.
서원교 건설현장의 한 관계자는 "만약 안전진단 결과대로 재시공을 해야
한다면 새로 시공하는 것보다 시간과 돈이 더들어갈지 모른다.
물론 예정된 공기는 지킬 수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공들인 시간과 비용이
아깝다는 허탈한 표정이었다.
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시공업체들은 불만이 많았다.
한 공사현장 소장은 "정부의 요구대로 다 했는데 이제 문제가 생겼다고
시공비용 등을 업체에게 떠넘기면 되겠느냐"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연기군 진의면의 한 주민은 "대역사인 만큼 계획단계에서부터 완벽하게
해놓고 공사를 해야 하는데 뭐가 급해서 서둘렀는지 모르겠다"고 당국을
질타했다.
서울과 부산을 1시간50여분에 달리게 될 경부고속철도.
철도 통신 전기 등 우리의 종합적인 기술 수준을 한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역사적인 공사로 꼽힌다.
오는 2001년 완공을 위해선 지금 한창 바쁘게 건설공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건설 현장의 일손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첫단추를 잘못 끼운 탓이다.
< 천안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
따른 황량한 분위기 속에 재시공 진단 부분을 점검하는 등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천안~대전간 61km 시험공사 구간의 터널과 교량 공사장은 단국이래 최대
역사를 알리며 천지를 뒤흔들던 굉음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개미처럼 부지런히 오가던 덤프트럭도 보이지 않았다.
군데군데 서너명의 인부들이 모여 앞일 걱정만 하고 있었다.
4km가 넘는 운주터널 건설현장.
동양 최대라는 터널공사가 중단상태였다.
터널을 뚫는 작업이 끝난 상태에서 마감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인부는 간곳이 없고 자재더미만이 이곳저곳에 널려있었다.
다른 터널건설 현장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92년 공사에 들어가 지난해 교각공사를 마무리한 산동교 서원교 쌍암교
등 재시공진단을 받은 교량은 교각만 덩그렇게 줄지어 서있었다.
교각위의 철근들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내보이고 있었다.
상판을 까는 공사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동교 교각은 지난해 봄에 완공했어요.
산동교를 포함한 전체적인 교량 공정률은 이미 90%를 넘은 상태죠.
구조물에대한 안전진단 결과가 실시중인데다 후속공사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거의 1년째 방치돼 있어요"
한라건설과 일성종합건설이 공동 시공중인 충남 아산시 응봉면의 산동교
교량건설 현장 책임자는 재시공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교량 건설현장인 충남 연기군 진의면 대우건설 서원교 건설현장은
고속철도 현장 분위기를 대표하는듯 했다.
대역사의 열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교량 상판을 얹었으나 군데군데 시멘트가 떨어져나간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콘크리트 타설불량이었다.
경부고속철도 건설공사중 가장 먼저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벌였으나
외관상으로도 하자가 생긴 것이다.
서원교 건설현장의 한 관계자는 "만약 안전진단 결과대로 재시공을 해야
한다면 새로 시공하는 것보다 시간과 돈이 더들어갈지 모른다.
물론 예정된 공기는 지킬 수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공들인 시간과 비용이
아깝다는 허탈한 표정이었다.
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시공업체들은 불만이 많았다.
한 공사현장 소장은 "정부의 요구대로 다 했는데 이제 문제가 생겼다고
시공비용 등을 업체에게 떠넘기면 되겠느냐"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연기군 진의면의 한 주민은 "대역사인 만큼 계획단계에서부터 완벽하게
해놓고 공사를 해야 하는데 뭐가 급해서 서둘렀는지 모르겠다"고 당국을
질타했다.
서울과 부산을 1시간50여분에 달리게 될 경부고속철도.
철도 통신 전기 등 우리의 종합적인 기술 수준을 한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역사적인 공사로 꼽힌다.
오는 2001년 완공을 위해선 지금 한창 바쁘게 건설공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건설 현장의 일손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첫단추를 잘못 끼운 탓이다.
< 천안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