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인기연예인과 스포츠스타 같은 "빅모델"을 선호한다.

빅모델의 얼굴과 이름을 이용하면 단시일내에 제품의 인지도를 끌어올릴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부 빅모델들은 중복출연에 따른 식상함으로 인해 상품의
인지도를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비판도 강하다.

한 모델이 너무 여러제품의 광고에 나오다보니 정작 그 모델이 어떤
제품을 광고하는지 사람들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광고의 때가 묻지않은 대형스타" 광고모델로 최고다.

중소제약업체 명인제약은 잇몸약 이가탄의 광고모델로 바로 이런
스타를 기용, 대성공을 거둔 사례로 손꼽힌다.

차별화된 광고모델 전략덕에 이가탄판매량은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이가탄광고의 하이라이트는 광고에 출연하지 않기로 유명한 가수
이미자씨가 모델이라는 것.

그녀는 광고계에서는 그야말로 신선한(?) 특대어이다.

그녀는 지난 37년간 한사코 광고출연을 거부해왔다.

그러던 그녀를 명인제약이 모델로 잡는 개가를 올렸다.

이행명 명인제약사장은 신제품 이가탄을 널리 알리기 위해선 "특별한"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찌감치 이미자씨를 후보로 점찍고 광고를 대행중인
성지광고기획과 협력, 공략에 나섰다.

수십번 전화를 하고 직접 찾아가 읍소하기를 수차례.

광고출연을 한사코 거부하던 이미자씨도 마침내 지난해 10월 그의 정성에
감복, 다른 빅모델의 절반정도에 불과한 2억원의 모델료만 받고 광고에
출연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이 일은 지금도 광고계의 삼고초려 일화로 회자되고 있다.

이사장은 유비, 이미자는 제갈공명이었던 셈.

이미자씨는 명인제약의 "제갈공명"으로 이가탄의 판매신장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그녀가 등장한 이가탄광고가 나간 작년말부터 이가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는 크게 높아졌다.

그덕에 불황중에도 이가탄판매는 급신장, 지난해 월평균 1억5천만원이던
판매고가 올들어서는 월평균 4억원으로 세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가탄광고는 제품력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빅모델=빅효과"의 등식을
입증한 대표적인 모델차별화의 성공작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