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는 17일 한보철강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 박석태
전상무와 박일영 전여신총괄부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거액대출및
유원건설 인수과정에서의 청와대등 정치권의 외압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박석태 전상무는 한보의 유원건설 인수와 관련, "큰 문제는 은행장의 결심
이 먼저 서야 진행된다"고 말해 유원건설인수가 이철수 당시 제일은행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 었음을 시인했다.

박 전상무는 또 "지난 95년 12월 한이헌 당시 경제수석이 이철수 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2천억원이 대출된 사실을 아느냐"는 신한국당 김학원의원의 질
문에 "잘 모르지만 당시 한보철강이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거액이 지원되는
것을 보고 외압이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전상무는 또 지난 96년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민회의 정세균의원을
만나 제일은행 부실문제를 눈감아달라는 청탁을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
다.

박 전상무는 그러나 96년 한보에 9백50억원을 신용대출해준 것에 대해서는
"후취담보를 위해서는 어쩔수 없었다"며 은행의 자체판단에 따른 것임을 강
조했다.

이에앞서 박 전부장은 "실무자 입장에서는 대출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는지
의 여부를 알수 없다"며 "그러나 지금와서 생각하니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
할수 있다"고 증언했다.

< 허귀식.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