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국정조사특위는 17일 한보철강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 박일영
전 여신총괄부장과 박석태 전 상무를 차례로 출석시켜 국정감사 자료요청
무마로비 의혹과 유원건설 인수과정의 청와대 개입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특히 여당의원들은 이날 국민회의 재경위 4인방의 국감자료 요청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지며 국민회의 특위위원들의 자격을 문제삼고 나섰다.

김학원 의원은 "증인은 국민회의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사실을 한보철강
김대성 상무에게 알렸고 그뒤 김상무로부터 "자료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통보를 받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사철 의원은 "지난 95년 한보가 유원건설을 인수한뒤 열린 임시국회와
정기국회에 앞서 자료요청을 야당의원이 누구냐"고 추궁했다.

반면 이상수 의원 등 국민회의 의원들은 4인방 명의가 아닌 정세균 의원이
단독으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는 점을 설명, 여당측의 공세를 적극 방어
하면서 한보측에 국회의원의 자료제출 요구사실을 알려준 이유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박전부장은 "자료보충을 위해 김상무에게 연락하자 김상무는
"외부에 자료가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며 "여당의원들도
한보계열사 관련자료를 요청했다"고 답변했다.

또하나의 쟁점인 유원건설 인수과정에서 청와대의 개입의혹에 대해서는
박전상무가 이전행장의 지시로 청와대에 가 윤진식 경제비서관에게 유원
인수문제를 보고하게 된 경위와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의견이 반영됐는지에
신문이 집중됐다.

자민련 이양희 의원은 "유원 인수작업 당시 청와대 윤비서관에게 진행상황을
몇번 보고했느냐"며 "유원인수말고도 청와대에 보고하러 들어간 적은 없는가"
라고 추궁했다.

이같은 의원들의 신문에 박 전상무는 초반에 "청와대에는 유원인수관계로
한두차례 갔으나 외압은 모른다"고 버텼으나 의원들이 계속 집요하게 추궁
하자 "유원건설 인수당시 2천억여원의 운영자금이 한보철강으로 지원될 때
''윗선''을 느끼는 등 외압에 대한 감이 부분적으로 있었다"고 외압을 일부
시인했다.

<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