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혼란스러울수록 빛과 소금의 역할은 커진다.

"고난의 풀무"로 단련된 "믿음"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열매를 맺게하는
힘이다.

성숙된 신앙으로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

양적 부흥과 질적 성장을 함께 이룬 모범 목회현장을 찾아 참다운 삶과
신앙의 좌표를 되새겨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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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와 상가건물이 밀집한 서울 서초 4동.

"지상에서 가장 낮은" 교회가 있는 곳이다.

사랑의 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담임 옥한흠 목사).

2천석 규모의 대예배실이 땅속에 있어 지하교회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곳.

78년 옥한흠목사와 9명의 "형제"로 출발해 19년만에 출석교인
2만5천여명의 대형교회로 성장했지만 "더욱 낮고 작은" 몸짓으로 목마른
이에게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말씀"의 교회다.

교회성장의 원동력은 "평신도를 깨운다"는 옥목사의 목회철학.

78년 미국 유학에서 갓 돌아온 그가 창립예배에서 밝힌 신념이 이를
대변한다.

"예수님이 세상사람을 목자 잃은 양으로 보시고 가슴아파하며 그들을
위한 일꾼을 찾으신 것처럼 평신도를 깨우는 일에 주력하겠다"

"강남 반도유스호스텔앞의 낡은건물 2층 40평을 얻어 셋방교회로
시작했지요.

시내버스가 17분만에 한대씩 지나가는 허허벌판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목회자 중심의 신앙에 익숙해있던 교인들에게 "너희가 주인"
이라는 평신도철학은 낯설게 비쳤지만 시간이 가면서 차차 열매가 맺혔다.

"하나님의 은혜죠.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건 아니에요.

평신도의 잠재력을 발굴해서 그들과 함께 이루고 싶었습니다.

강남개발붐을 타고 중산층이 많이 이사오는 바람에 수준높은 평신도들을
만난게 또 하나의 은총이죠"

지하교회 발상은 아파트와 상가가 많은 환경을 감안, 주변의 소란함과
교회의 불편함을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부채꼴의 지하예배당은 천창과 벽 끝부분을 밝게 터 햇빛이 들도록
설계됐다.

허용된 건폐율 50%보다 훨씬 적은 28%만 사용하고도 넓은 마당과
예배실의 아늑함을 동시에 확보한 것.

건축전 4백명이던 교인이 85년 완공직후 입당주일에는 1천2백50명으로
늘었고 이제는 20배까지 불었다.

목회자는 김만형 목사 등 38명.

사랑의 교회는 이웃사랑선교위원회와 장애인선교회를 중심으로
소년소녀가장 및 극빈가정 돕기, 무의탁노인.부랑인 후원, 난곡 사랑의 집
개관, 사회봉사대학 운영, 장애인시설 운영 등을 "소리없이" 전개하고
있다.

의료선교와 환자.가족을 보살피는 호스피스.샬롬회, 근로자들을 위한
구로공단선교센터, 직장여성들을 위한 둘다섯 탁아방도 눈길을 끈다.

연간 사회봉사 예산은 15억여원.

최근엔 농어촌봉사와 농산물직판사업을 통해 민족복음화에 힘을 쏟는
한편 북방.국외선교를 위해 1백38가정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특히 우물가선교회에서 발행하는 선교지 "목마르거든"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의 가교.

지난달 산동네 재개발로 길거리에 나앉게 된 어느 할머니의 사연을 읽고
익명의 독지가가 1천2백여만원을 보내와 방을 얻도록해주는 등 수많은
미담을 낳았다.

우물가선교회에서 운영하는 찻집 이름 "아름다운 땅"에도 그늘진 사회에
촛불이 되려는 이들의 소망이 담겨있다.

사랑의 교회는 또 전산화에 일찍 눈떠 독자적인 "목회정보시스템"을
개발, 5월10일부터 가동한다.

"클라이언트 서버" 방식으로는 국내 처음 선보이는 목회프로그램.

담임 옥목사는 38년 경남 거제 태생으로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사랑의 교회 제자훈련과 평신도 지도력 개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평신도를 깨운다" "고통에는 뜻이 있다" "문밖에서 기다리시는
하나님" 등 10여권의 저서를 냈다.

< 고두현 기자 >

< 사랑의 교회 교인들 >

<>기업인 = 박성수 (이랜드사장) 단사천 (혜성그룹회장)
박춘근 (도일통산대표) 김이곤 (안산기업대표)
김동신 (부영산업대표) 정준삼 (동아건설사장)

김창수 (삼우설계대표) 김광수 (두인전자대표)
김영진 (엘렉스대표) 주광남 (금강철강대표)
김종철 (쌍방울부회장) 손창수 (포스틸사장)
조말수 (포스트레이드고문)

<>법조인 = 백현기.조중한.김홍우.이재환.이충상.임종윤 (판사)
심동섭.송훈석 (검사)
조회종.최창희.경수근.김병재 (변호사)

<>문인.예술가 = 전규태.김은희 (시인)
안순혜.김혜리 (동화작가)
조운파 (작곡가)
나애심.오성근 (가수)
김자옥.경인선 (탤런트)
김미화 (개그우먼)
최성규 (MC)

<>교수 = 황의각.문익수.임해창 (고려대)
임경일.한기수 (연세대)
최승훈.허종 (경희대)
구자영 (단국대)
권영준 (한림대)
이연복 (서울교대)
이정수 (통일연수원)

<>의사 = 옥인영 (강남성모병원) 한인권 (삼성제일병원)
이광수 (한양대) 심우영 (경희대)
박영서 (이비인후과) 백형선 (영동세브란스)

손은섭 (이랜드) 신영주 (안과)
이규영 (치과) 최재균 (영등포병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