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호흡은 마약이다"

서울시청 단전호흡수련팀의 회원들이 서로간에 농담처럼 하는 말이다.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마약처럼 끊기 힘들고 간혹 손을 씻은 사람도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청 단학수련팀의 멤버는 위로 행정1부시장으로부터 말단 직원
까지 모두 50여명.

직급도 다양하고 나이도 천차만별이지만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하나뿐이다.

"이렇게 좋은 걸 왜 진작 시작하지 않았던가"

단학을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때는
등산을 갔을 때.

운기조식으로 내부의 기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웬만한 높이의 산에 오를
때에도 결코 헉헉 거리는 법이 없다.

심폐기능이 강화돼 단축마라톤과 같은 경주를 완주해도 큰 지장은 없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심지어는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다른 사람보다 덜 취하고 다음날에도
거뜬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회원들은 자랑한다.

이 모임이 발족한 것은 지난 94년.

현 서대문구청장인 이정규 당시산업경제국장이 단전호흡을 소개하면서부터.

대한국선도협회회원이었던 이국장은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단학수련을
해왔던 터에 직원들과 함께 이를 공유하고 싶었던 것.

초창기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수련을 했던 직원들의 경험담이
입에서 입으로 번지면서 지금까지 이르렀다.

수련은 시청 연금매장 2층의 체력단련실 40여평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시간은 아침과 저녁중 각자 선택해 참가하면 된다.

이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최재범하수국장은 "국선도 단전호흡은 예로
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민족 고유의 심신수련법으로 질병의 예방 퇴치는
물론 잠재적인 인간능력을 개발시켜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만드는데 큰
효과가 있다"며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수련할 수 있고 별도의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지 않아 가정 직장 어디에서나 연마할 수 있어 좋다"며
단학예찬론을 펼쳤다.

총무일을 맡고 있는 안병기주임도 "단학수련을 한 여성들은 피부가 몰라
보게 좋아졌다고 말하고 남성회원들은 몸의 원기가 왕성해져 원만한 부부
생활엔 그만이라고 얘기한다"고 귀띔했다.

<김재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