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어 타임 포 어스"와 알비노니 "아다지오"를
하나의 피아노곡으로 감상한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연주를 들려주는
피아니스트 존 베일리스.

"바흐가 비틀즈를 만나다(Bach Meets Beatles)"라는 크로스오버앨범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베일리스가 영화음악과 클래식의 아름다운 선율을
짝지어 연주한 최신음반"무비앨범"을 EMI에서 내놓았다.

이 앨범에서 베일리스는 영화음악과 클래식에서 주옥같은 선율을 하나씩
주제를 빌려와 하나의 새로운 곡으로 재창조한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감미로운 노래"웬 아이 폴 인 러브"와
리스트의 피아노소품"사랑의 기쁨"이 만나고 "일포스티노"의 테마음악과
푸치니오페라"토스카"의 아리아"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가 결합된다.

또 "티파니에서 아침을"중 "문리버"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1악장", "미녀와 야수"주제곡 "어 홀 뉴 월드"와 훔퍼딩크 "헨잴과
그레텔"중 "기도", "서머 오브 ''42"의 "더 서머 노우"와 로드리고 "아랑훼즈
협주곡 2악장"이 매끄러운 편곡에 의해 연결된다.

베일리스는 각각의 선율을 뉴에이지풍으로 편곡해 조금도 어색함없이
만든다.

랜디 발트만, 프랭크 모로코 라몬 스태그내로, 빌 마이어등 정상급
주자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첼로 반도네온(라틴음악에 쓰이는 소형아코디언)
플라멩코기타의 소리가 각 주제사이의 공백을 메우며 아름다움을 더한다.

"푹신한 곳에 등을 기댄 채 당신만의 특별한 영화를 그리며 들어보라"는
베일리스의 권유대로 편안하고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즉흥연주에 강한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베일리스는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변주" "피아노로 듣는 푸치니아리아"등의 음반등에서 보여주듯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음악가로 알려져 있다.

<송태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