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징후 기업의 정상화촉진과 부실채권의 효율적 정리를 위한 금융기관
협약"이 종금사등 제2금융기관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는 21일부터
발효된다.

이에따라 진로그룹등 부실징후기업에 대해 금융권이 공동으로 대처할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그러나 종금사들은 18일 모임을 갖고 "추가여신에 참여할수 없다"는 점을
골자로한 수정안을 마련, 은행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협약가입을 재고
하겠다고 주장하고 나서 혼선이 예상되고 있다.

만일 19일 은행과 종금사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한 21일부터 발효되는
부도방지협약은 절름발이형태가 될게 분명하다.

물론 궁극적으론 종금사들도 협약에 참여할수밖에 없으리란게 중론이기는
하다.

협약발효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상당한데다 "서울어음교환소규약" 개정으로
채권협의회의 동의없이 부실징후기업의 어음을 교환회부할 경우 해당 어음만
부도처리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종금사가 협약에 불참할 경우 당장 진로그룹에 대한 추가여신이
문제가 되는등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 은행들의 강행결정배경 =35개 은행장들은 제2금융권의 반발을 무시한채
이날 부도방지협약에 서명, 예정대로 오는 2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21일 진로그룹에 대한 채권금융기관협의회 구성을 통보한뒤 금융기관의
채권행사를 중지하고 25일께 제1차대표자회의를 열어 진로그룹처리를 논의
한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협약의 강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다.

첫번째는 협약발효에 대한 정부와 은행감독원등의 "지원"이 상당한 만큼
종금사등 제2금융기관도 이를 받아들일수 밖에 없으리란 판단에서다.

두번째는 협약에서 마련해놓은 "강제장치"다.

은행장들은 이날 서울어음교환소규약을 개정했다.

부실징후기업이 일단 정상화기업으로 지정되면 제2금융기관이 해당 기업의
어음을 교환에 회부해도 이 어음만 부도처리하고 당좌거래등 나머지 금융
거래는 정상을 유지시킨다는게 골자다.

이에따라 비록 제2금융기관들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부실징후기업의
여신을 회수하기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끝내 종금사가 불참할 경우 추가여신배분이 문제가 돼 은행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 제2금융권 입장 =종금사등 제2금융권들도 은행들이 주도하는 부도방지
협약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협약엔 끌려 갈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열린 종금사 사장단회의에서는 <>가입대상기관을 리스 금고 파이낸스
할부금융등 기타 금융기관까지 확대하고 <>종금사가 추가여신을 부담할수는
없으며 <>대표자회의의 의결기준을 여신금액의 4분의 3이상에서 5분의4이상
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가입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명분은 살리면서도 어떡하든 자신들의 "권리"는 행사하겠다는 의도다.

제2금융권들은 구체적으로 <>은행들이 일종의 "담합"으로 제2금융권의
재산권행사(어음교환)를 막는 것은 있을수 없으며 <>제2금융기관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음교환소규약을 개정한 것은 민법등 상위법과 상충
되는데다 <>은행여신잔액만으로 정상화기업을 지정하는 것은 제2금융권의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 향후 전망 =은행들의 의도대로 협약은 오는 21일부터 발효된다.

가입조건을 내건 종금사들도 협약에 참여할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험사 증권사등과 일부 종금사들은 끝까지 협약가입을 거부, 협약은
은행과 대형종금사를 중심으로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일 진로그룹의 채권을 가진 종금사들이 협약에 불참하면 당장
1천억원에 달하는 추가지원부담을 은행들이 분담해야해 채권은행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