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북한노동당비서는 20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간단한 일문일문을 갖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씨와의 일문일답.

-현재 건강상태는 어떤가.

또 가장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

"여러분들이 세심히 보살펴 주었기 때문에 건강상태는 매우 좋다.

지금 서울에 도착한 나의 마음은 정말 한마디로 감개무량하다.

여기에 올때까지는 오직 목표가 서울에 도착하는 것이었다.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여기에 도착해서 여러분과 만나게 되니까 감개무량하다.

늙은 몸으로 어떻게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이바지할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기 바란다"

-중국과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어떤 생활을 했는가.

또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무엇인가.

"그곳(중국, 필리핀)에서는 물론 현지정부와 우리(한국)정부에서 세심히
보살펴 주었기 때문에 불편없이 지냈다.

우리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바치고 싶다"

-국내에서는 정치적망명이냐, 통일 위한 협상자로 오는 것이냐로 논란이
많았는데.

"어쨋든 나는 갈라진 조국의 어느 한부분만을 조국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망명이나 귀순이라는 얘기는 나와 관계없는 말이다.

나는 북쪽에 있다가 거기서 일을 잘 못해 사태를 바로잡지 못하고(남쪽으로)
오게 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여기에서 남쪽 형제들과 힘을 합치면 조국 통일에 기여할수 있다고 확신
했다"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두고 봐야 될 것이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