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석 외무부 아태국장은 20일 "황장엽씨 망명사건은 황씨의 자유의사
실현, 관계국과의 이해및 신뢰증진,남북관계에 악영향 차단 등 3가지 처리
기준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가운데 처리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유국장과의 일문일답.

-중국측에 황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나.

"한국과 중국 양국은 이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서 남북긴장을 초래하거나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공통인식을 갖고
있어서 특별한 약속을 할 필요가 없었다"

-황씨의 필리핀 경유와 관련해 중국측과 합의한 사항은.

"중국측과 황씨가 북경을 출발하기 전에 이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열기가 식고난 후에 황씨가 서울로 들어가는 것이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일치를 봐 체류기한에 대해 묵시적인 교감을 가지게 됐다"

-제3국으로 필리핀이 결정된 배경은.

"한국과 필리핀은 긴밀한 우호관계를 갖고 있으며 특히 정부간은 물론
양국 정상간에 개인적 신뢰관계도 쌓여 있어서 대상국가가 된 것이다.

필리핀 정부에서도 흔쾌하게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황씨의 체류기간이 당초 2주에서 1개월로 연장된 이유는.

"체류기간에 대해 여러가지가 논의됐으나 2주라고 결정했던 적은 없다.

필리핀 야당에서 사전상의 없이 황씨를 접수했다는 점에 대해 정치적
공세를 벌일 움직임을 보여 필리핀 정부가 불편하게 여긴 적이 있었다"

-입국이 당초 18일에서 늦어진 이유는.

"18일이 목표가 됐던 것은 사실이나 황씨의 입국시기에 대한 최종결정은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짓기로 했었다"

-황씨가 북한에서 가져온 문서는.

"망명신청 당시 황씨가 휴대했던 문서는 없었던 것으로 관계기관으로부터
확인했다"

-중국과의 교섭시 앞으로 유사사건에 대해 이번 사건을 선례로 적용키로
했나.

"이번 사건을 앞으로 선례로 삼겠다, 삼지 않겠다는 얘기는 없었다.

선례라는 것은 유사한 처리 패턴이 쌓여가면 선례로서 구성돼 나가는 것
아닌가"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