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되살리는 첨병 역할은 내 몫이다''

정보통신산업이 침체국면에 빠진 경기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첨단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선진외국제품의
국내진출을 막아내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을 앞장서 이끌어내겠다는
각오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LG정보통신.이회사 매출액은 지난95년 5천1백억원에서
지난해 8천2백억원, 올해 목표는 1조2천억원으로 3년연속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고도성장세를 이어가 오는2000년에는 2조5천억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 12월결산 상장법인의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95년 26%, 지난해
15%, 올해(전망) 13%로 3년 연속 후퇴할 것이란 분석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이회사의 급성장을 이끄는 것은 최첨단기술인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의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

세계최초로 상용화해 지난95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이 분야
지난해 매출(4천4백72억원)이 한해전(9백96억원)보다 4배이상 늘었다.

올해는 단말기쪽에서 5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보다 2.5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해외시장 개척에서도 좋은 소식이 기대된다.

중국 북경에서는 후보로 올라있고 전자교환기시장을 석권한 베트남에서도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요즘 우리 경제 회생을 선도할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서 경제정책의
화두가 되고 있는 벤처기업도 주류는 정보통신분야.

인터넷 소프트웨어(SW) 정보통신기기나 부품분야에서 주목받은 벤처기업이
속속 떠오르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이 경제회생을 선도할 것이란 희망은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통신개발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92년부터 정보통신산업이
다른 산업을 압도하는 생산및 부가가치성장률을 기록하고 막대한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

일반적인 공산품의 가격은 급등하면서 물가상승을 주도하지만 정보통신기기
값은 몇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전체적인 무역적자 확대추세 속에서도
정보통신부문은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셈이다.

지난95년 기준으로 정보통신산업의 산출액 증가율은 40.5%, 부가가치
성장률은 41.9%로 기타산업의 20.4%와 13.4%에 비해 각각 2배, 3배수준이다.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도 정보통신은 13.6%로 자동차의 3.8%의 4배가
넘는다.

생산자물가도 전체산업은 93년이후 1.5~5%가량 올랐으나 정보통신기기는
오히려 0.7~1.5% 떨어졌다.

전체 무역수지가 94년이후 적자폭이 커지고 있으나 정보통신산업은 매년
1백억달러전후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산업이 우리경제를 살리는 효자 노릇을 언제까지 계속할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선진국들이 날로 커가는 국내시장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CDMA에서도 이미 외국업체가 국내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업계가 신기술 개발이나 인력양성을 게을리할 경우
정보통신산업이 애물단지로 변할지도 모른다.

< 정건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