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장 준공으로 대우자동차의 세계경영이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은.

"올해는 매우 뜻깊은 한해다.

창업30주년을 맞은데다 대우자동차의 세계경영에 나선지는 꼭 5년째가
되는 해다.

그동안 GM으로부터 독립했고 11개국 12개 현지생산공장을 세웠다.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등 3개 차종을 최단시간에 개발해냈다.

하지만 앞으로도 가야할 길은 멀다.

올해안에 미국시장에 진출해야 하고 CIS에 합작공장을 세울 것이다.

당초 계획했던 2000년 국내 1백만대, 해외 1백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전략을 수정해 해외에서는 1백50만대를 생산해 2백50만대를 갖출 예정이다"

-일부 업체가 조업단축에 들어가는등 공급과잉문제가 심각하다.

"3사체제로도 시설이 넘치는데 쌍용 삼성도 새롭게 승용차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겪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도 다 이 과정을 겪었다.

이런 과정이 나쁜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다.

5년간 각사가 경쟁하면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있는 업체가 될것이다.

엄청난 낭비도 있겠지만 이미 이렇게 된 것을 탓할수만은 없다"

-미국진출 계획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대우는 큰차부터 내보내 승부할 생각이다.

레간자로 시작해 한국차 이미지를 씻겠다.

또한 1백만대 이상씩 판매하는 남들과 똑같이 광고하고 마케팅전략을
짜서는 실패한다고 본다.

우리나라업체들은 미국시장에 50만대정도 팔면 끝이라고 본다.

회사별로 15만대꼴이다.

그 이상이면 각종 규제로 더 이상 수출이 곤란해진다.

그정도 양을 팔기 위해서는 마케팅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우선 직핀형태로 나가 철저한 애프터서비스와 품질로 승부하겠다.

제품면에서는 손색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겠다"

-동유럽 등지에서 해외생산을 해도 판매처가 마땅치 않은 것 아닌가.

얼마전 루마니아공장은 재고가 많이 조업을 중단했었는데.

"과거 자동차시장은 선진국의 독점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진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시설 자체가 남아돌아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

세계 전체적으로 과잉이 사실이다.

그러나 후진국은 앞으로도 계속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선진국은 수요가 4천만대인데 반해 시설은 6천만대다.

하지만 이제는 선진국이 후진국에 마음대로 팔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시장을 닫았기 때문에 후진국들도 시장을 닫아 걸수 있다.

중국이 연간 5%의 성장만 거듭해도 2010년에는 유럽이나 미국시장과
같은 1천만대시장이 된다.

그래서 대우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개발도상국에 시설을 갖춘 것이다.

루마니아는 최근 정권교체기와 겹치면서 환율이 높아져 한달만에
차값이 두배로 뛰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주일만에 가동을 재개했다.

큰문제는 아니다"

-해외본사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던데.

"전체 중역들을 모아 최근 세미나를 가졌다.

이 구상에는 두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어떻게 하든 해외에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숙명적으로 해외에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자동차와 전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다보니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지역이 많더라.

두 번째는 현재 50~60대의 임원들이 그동안 수많은 일을 했다는 것이다.

경험이 많다.

경험도 따지고 보면 큰 노하우 아닌가.

이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해외에서 펼치는 것이다"

-5년간의 자동차세계 경영을 중간평가한다면.

"월급쟁이 7년을 포함해 대학을 졸업한지 37년간 사업을 해왔지만 내가
만든 제품가운데 이렇게 만족해본적이 없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