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부도도미노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크게 기대할게 없다"

21일부터 발효된 "부도방지협약"에 대해 증권계는 별무효과일 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기관 여신이 2천5백억원을 넘는 기업중에 어려울 것으로 전망될 경우
제2금융권이 미리 대출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여 오히려 자금사정을 어렵게
하고 부도를 앞당기는 결과가 될 것"(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장)
이라는 지적에서다.

이같은 분석은 21일 증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부도방지협약의 "제1수혜업체"인 진로그룹주들은 가격제한폭까지 밀렸다.

한보.삼미 부도후 주가약세가 지속되던 중견그룹들과 은행주들도 약세기조
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진로를 대신한 희생양들이 다수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금융경색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예상
된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외형상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부도방지를 위해 협의한다고
는 해도 정부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수 없는 만큼 자율화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도 주택.국민.신한은행 등 비교적 부실채권이 적은 은행들은
"협약"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 긴밀한 협조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시도되고 있는 부도방지협약이 결국은
"언발에 오줌누기"식의 임시방편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