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의 핵심측근인 (주)심우 대표 박태중씨는 22일의 한보청문회
증인이었던 G남성클리닉 박경식원장과는 대조적으로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듯 차분하게 증언.

증인으로 출석한 박씨는 청문회 시작 20분전인 오전 9시40분께 국회한보
특위사무실에 도착, 시종 굳은 표정으로 대기.

그는 김현철씨가 한보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저녁시간에 측근들과 구기동
집에서 만나고 있다는 소문의 진위를 묻자 "내가 무슨 죄인입니까. 밤에
집을 찾아가게..."라고 응수.

그는 또 "사실대로 당당하게 답변하겠다"고 청문회에 임하는 입장을 피력.

<>.이날 박씨에 대한 신문에 앞서 전날 박경식원장과 고성을 주고받았던
신한국당 박주천의원은 분이 안풀린 듯 박원장을 국회모독죄로 고발할 것을
동의.

박의원은 "어제 청문회를 마치고 한잠도 자지 못했다"면서 "박씨의 답변
태도가 국회를 모독할 정도로 불손했던 만큼 국회법에 따라 국회모독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

이에 대해 현경대위원장은 "박씨의 증언내용을 기록한 속기록이 완성
되는대로 면밀히 검토한뒤 국회법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를 결정
하겠다"고 답변.

그러나 상당수 여야의원들은 박원장이 불손하기는 했지만 뒤에 일부 사과
했고 박원장의 "소신증언" 태도를 높이 평가하는 여론을 의식, "박원장의
증언태도를 문제삼을 경우 다른 증인들에 대해서도 모두 위증혐의 증언거부
로 고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

<>.박씨는 "전날 박경식씨 증언이 하도 어이없어 청문회에 나오기전
현철이와 통화했는데 박경식씨와 함께 내 사무실에 온 적이 없고, 93년
이후 두사람은 많아 봐야 열 번정도 만났다고 하더라"면서 현철씨와의
관계에서 자신과 박경식씨가 "라이벌"이 아님을 강조.

그는 또 "주위에서 청와대 사람을 제외하고 (현철씨를) "영식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못봤다"면서 "나는 박경식씨를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 (박씨를) 위증죄로..."라고 말해 박경식씨를 고발해줄 것을
요망.

박씨는 국민회의 이상수의원이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리츠칼튼호텔
사우나에서 정보근 한보회장을 본적이 있다고 해놓고 왜 본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냐"며 "그좋은 머리를 거짓말하는데 쓰지 말라"고 다그치자
"나는 머리로 말하는게 아니라 가슴으로 말하고 있다"고 되받기도.

<>.그는 "아사도 음식점에 현철이의 비밀 음식점이 있다는 설은 과장된
것이며 한달정도 왔다갔다 한적은 있다"면서 "겨우 인건비를 대줬다고
이렇게 말이 많아 현철이에게 미안하고 앞으로 사업이 잘되면 현철이를 계속
지원하면서 순수한 우정을 지속할 것"이라고 다짐.

박씨는 이어 "다른 친구와 모이면 현철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업
부탁 같은 일은 하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강조.

< 허귀식.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