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허를 찔러라"

마케팅전문가들은 상식을 한번 뒤집어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고 말한다.

(주)신신제약의 컬러밴드.상식의 벽을 깨고 성공한 대표적인 상품이다.

"1회용반창고는 살색과 가까울수록 좋다"는 밴드시장의 통념을 허물고
여러가지 문양과 알록달록한 색깔로 눈에 잘 띄는 컬러밴드가 처음 나온
것은 지난 93년말.

신신제약의 신제품개발팀은 90년대들어 나타나기 시작한 사회조류의
변화로 컬러밴드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내다봤다.

90년대초는 청소년들이 젊은 대중가수나 스포츠스타에 열광하면서
그전에는 상상할수 없었던 새로운 패션과 문화가 등장하는 시기였다.

무엇보다 특히 남보다 튀고 싶어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였다.

신신제약은 이런 문화와 유행에 맞춰 1회용 밴드에 색깔을 입혀놓으면
시장이 충분히 형성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 밴드시장을 기존의 살색시장과 컬러시장으로 양분하면 전체 시장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았다.

신신제약은 우선 "틴틴"이라는 자체브랜드로 컬러밴드를 선보였다.

이어 94년초에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인기있는 만화캐릭터를 컬러밴드에 넣은 것.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친밀감을 주자는 의도였다.

이를 위해 각종 만화캐릭터로 유명한 미국의 월트디즈니와 캐릭터사용
계약을 맺었다.

신신제약은 월트디즈니의 유명한 만화주인공들을 컬러밴드의 그림으로
사용키로 계약을 맺은후 "캐릭터의 시리즈화전략"을 쓰고 있다.

94년에 나온 "미키밴드"를 제1탄으로 해마다 새로운 만화캐릭터를 사용한
컬러밴드를 내놓으며 수요를 창출해 나갔다.

95년에는 "미키와 친구들"을 제2탄 밴드로 내놓았고 지난해엔 한햇동안
4개의 캐릭터를 시리즈화했다.

오는 5월에는 제7탄으로 "헤라클래스밴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컬러밴드의 시리즈화는 두가지 목표를 노린 마케팅전략.

하나는 무엇이든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컬러밴드 수집을
유도한다는 것.

또 하나는 컬러밴드가 상처보호라는 기능성과 함께 멋을 내는 패션
소품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용도를 다양화하자는 것이다.

수집대상과 패션소품으로 만들기위해 각 시기마다 유행하는 만화영화의
주인공을 컬러밴드의 그림으로 계속 내놓았다.

광고전략에서는 처음에 어린이신문과 청소년잡지에만 광고를 냈다.

이들이 주소비자층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지금은 지하철광고에 주력하고 있다.

주소비자층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나 실제로 컬러밴드를 구입하는 사람은
주부나 어른들이라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

이에따라 광고비가 적게들면서 남녀노소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지하철을
광고매체로 쓰고 있다.

신신제약이 처음으로 컬러밴드를 선보인후 지금은 1회용반창고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모두 컬러밴드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국내 컬러밴드 시장규모는 25억원.이중 신신제약이 절반을
차지했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