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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4일자) 부도방지협약 시행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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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려했던 대로 "부도방지협약"의 운영을 둘러싼 이해갈등이 금융질서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교환에 돌리지 말자"는 협약에 관계없이 진로그룹 어음이 계속 교환에
    돌려져 그 처리를 둘러싼 1,2금융권간 불협화음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보험사 등이 교환돌린 수표를 결제은행에서 "도난당한 수표"로
    처리하는 해프닝까지 빚어지고 있다.

    또한 협약에 따라 채권회수가 동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소문이 돌거나 징후가 보이는 거래 기업들을 상대로 채권회수를
    서두르거나 여신공급을 중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자금사정이 어려운 많은 기업들이 부도위기에 몰려
    있다.

    부도를 막자는 협약이 부도를 촉진하고 있는 셈이다.

    한보 삼미에 이어 진로그룹마저 도산할 경우 금융권, 나아가 국민경제
    전체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번 금융기관협약의 필요성은
    공감을 얻고 있다.

    다만 협약시행에 따른 이해갈등과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기대에 못미치는 실정이다.

    우선 금융기관협약의 성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미 본란에서 지적한대로 진로그룹에 대해 부도유예및 구제금융을
    해주는 까닭은 불황과 수출부진 그리고 대기업도산이 있따르는 지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당연히 협약시행대상은 특수한 경우로 최소화돼야 한다.

    대상기업을 전체은행 여신잔액이 2천5백억원 이상인 기업으로 한정한
    것도 대기업우대라기 보다는 남용제한이라는 취지로 해석돼야 하겠다.

    또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기관협약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경영책임은 당연히 물어야 한다고 본다.

    특혜시비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기업살리기와 기업주살리기를 혼동해서는
    안될 것이다.

    진로그룹의 경우도 오는 28일에 열릴 예정인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의
    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추가담보제공이나 경영권포기각서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

    이미 사실상 부도가 난 상태이고 금융지원이 없다면 단 하루도 버틸수
    없는 처지인데 경영권포기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될수 있겠는가.

    진로측에서는 일시적인 자금난 때문이라고 하지만 4%에 불과한
    자기자본비율, 주요계열기업의 누적적자,지난 89년부터 시작된 무리한
    기업확장 등 그동안의 방만했던 경영의 책임을 피할수 없다.

    끝으로 자금시장의 위축이나 신용질서의 혼란과 같은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해둔다.

    이를 위해 부도처리된 수표와 어음의 처리방침, 진성어음결제를 위한
    자금지원방안, 자구노력및 부도처리 유예시한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제는 시간이 중요한 변수다.

    이해 당사자의 합의, 자구노력의 집행 등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하면
    부도를 막기 위한 비용이 늘어나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수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중심이 돼 단호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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