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헌 전 청와대경제수석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24일 한보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는 <>산업은행에 대한 대출청탁 여부 <>김현철씨와의 관계 및
4.11총선에서의 지역구 조정의혹 <>한보의 유원건설 인수과정에서의 역할
등에 의원들의 신문이 집중됐다.

한 전수석은 먼저 지난 95년 6월 홍인길 당시 청와대총무수석으로부터
한보철강의 대출과 관련한 얘기를 듣고 김시형 산업은행 총재에게 전화를
건 사실은 시인했으나 대출청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수석이 산업은행의 대출이 제때에 원만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2~3차례 지적을 했다"며 "대출이 원만하지 못하다는데 대한 문제제기이지
한보를 잘 봐달라는 대출청탁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시형 총재와의 전화통화내용에 대해서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아 "홍수석의
부탁이니 한보철강을 잘봐 달라"는 김총재의 검찰진술을 인정할 수밖에
없으나, 홍수석의 지적을 설명하면서 민원차원에서 가볍게 전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전수석은 현철씨와의 관계에 대해 "90년 10월 당시 김영삼 민자당대표
최고위원의 경제자문 특별보좌역을 맡으면서 처음 인사를 했다"며 "대선전에
1~2번 그리고 문민정부 출범이후 3~4번 정도 만나고 전화통화도 했다"고
말했다.

한 전수석은 그러나 자신이 96년 4.11총선당시 본래 지역구를 해운대.
기장갑을 맡도록 되어 있었으나 현철씨의 도움으로 이 지역 후보로 나선
이기택 민주당총재를 피해 북.강서구로 옮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95년 12월 경제수석을 그만둔후 바로 부산 동구에서 사무실을 마련해
조직정비를 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그후 선거구획정 과정에서 강서구가
선거구로 살아남게돼 당의 뜻에 따라 어쩔수 없이 옮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전수석은 유원건설 한보 그리고 제일은행간에 이루어진 "유원건설
인수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알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보가 유원건설을 인수하기 하루 전인 95년 6월15일 제일은행
박석태 상무가 윤진식 비서관을 찾아와 한보의 유원인수를 보고했다"며
"그 다음날 윤비서관이 아침 회의에서 이를 보고해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일은행측이 사전에 경제수석실에 보고한 것에 대해서는 "이철수
당시 행장이 과거의 금융관행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 같다"며 "제일은행측이
후에 말썽이 날 것을 우려, 자발적으로 찾아와 보고를 한 것"이라고 주장
했다.

그는 정태수 총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으며 한보로
부터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