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는 25일 한보 국회청문회에서 지난 21일 같은 증언대에 섰던
박경식씨와 대부분 엇갈리게 증언했다.

김씨는 박원장이 증언했던 지난 4.11총선 공천제의 및 주요 공직인사
개입의혹을 전면 부인했을뿐만 아니라 박씨와의 만남도 1백회이상이 아닌
10회이상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박씨가 이홍구 전신한국당대표의 국무총리 임명사실을 김씨로
부터 귀띔받아 미리 알았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말을 박씨에게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95년 신라호텔에서 김기섭 오정소씨를 만나 오씨의 안기부차장
임명언질을 주었다는 박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부인했다.

그는 이와함께 지난해 4.11총선을 앞두고 박씨의 형 박경재씨에 공천을
제의한 것도 사실이 아니라며 공천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정치적 야심과 관련해서도 그는 국회의원에 출마할 생각을 한 것은 시인
했으나 부산시장 서울시장 출마의지와 차기대권도전의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는 박씨의 증언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정보근씨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한번 만났을뿐이고 메디슨사건에도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박씨가 "김현철씨로부터 메디슨사건자료를 넘겨받았다"고
진술한데 대해 "박씨가 나에게 송사서류를 보여줘 대충 보고 돌려줬을
뿐"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김씨는 박씨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도 표출했다.

그는 박원장 병원에서 자신의 전화통화가 녹화된데 대해 "내가 녹화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런 전화를 했겠느냐" "그런 불법녹음..."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엇갈린 증언탓인지 청문회장 주변에서는 두 사람을 대질신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