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9단의 상승무드냐, 이창호 배달왕의 반격이냐.

배달왕기전 도전5번기 제3국이 갖고 있는 의미다.

2국까지의 관심사는 이창호 배달왕의 4연패 달성여부였다.

배달왕기전의 전통은 창설때부터 조.이 사제대결로 결승국을 치르는 것.

지금까지는 이창호의 승리였다.

그러나 한달새에 상황은 변했다.

조훈현9단이 이달들어 개최된 국내.외 기전에서 잇달아 타이틀을 차지,
"제2의 전성기"를 향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조9단은 지난 16일 이창호9단을 누르며 KBS바둑왕에 오른데 이어 이틀뒤인
18일 고바야시9단을 제물로 동양증권배를 거머줘 3년만에 세계왕좌에
복귀했다.

이로써 조9단은 연초 신나는 9연승을 달리며 진로배를 차지한 서봉수9단과
함께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이창호 유창혁의 "양창시대"에 흠집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25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4기 SK텔레콤배 배달왕기전(한국경제
신문 주최, SK텔레콤 후원) 도전5번기 제3국은 이같은 의미가 담겨 있는
중요한 고비길.

현재 전적은 1승1패.

따라서 이창호배달왕과 조훈현9단은 이번 3국을 기필코 승리해 기선을
제압 하려는듯, 초반부터 장고를 거듭하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