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다양한 정자를 신체적 특성에 따라 선택적
으로 제공하는 완전 상업적인 구미형 "정자은행"을 운영하기로 해 관심
을 모으고 있다.

이 병원은 오는 30일 오후 신관 3층 비뇨기과내에 정자관련 임상검사
및 정자보존냉동 기자재를 갖춘 정자은행에서 개소식을 갖는다.

병원측은 엄격한 과학적 윤리적 근거에 따라 정자은행을 운영하며
비배우자나 남편의 냉동보존된 정자로 인공수정을 원하는 여성들에게는
지난 92년 마련한 미국불임학회의 정자공여규정에 따라 은행개설 6개월
후인 오는 10월부터 정자를 매매한다.

이에따라 남편의 정자부족 또는 무정자로 그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던
여성들은 정자은행의 도움으로 타인 또는 남편의 보존된 정자를 합법적
으로 사서 인공수정을 받아 임신할 수 있게 됐다.

이 경우 해당여성들은 정자은행에서 정자 "주인"인 남자의 머리색깔
등 신체적인 특성도 알 수 있어 인공수정하고 싶은 정자를 고를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일부 종합병원의 연구실단위로 소규모의 정자보관소가
운영돼 왔으나 신체적인 특성에 따라 수정하고 싶은 정자를 선택할 수 있는
본격적인 구미식 정자은행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 부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