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률 결정을 전적으로 회사측에 일임하는 "무교섭 선언 노조"가
지난해에 비해 7배 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너나 할 것없이 한푼이 아쉬운 때이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돕고 나누어
가지는 것이 미덕인 만큼 무교섭을 선언한 노조들의 결단을 환영한다.

누구나 인정하고 있듯 우리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매일같이 수십개의 중소기업이 도산하고 대기업체 기간산업체마저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우리경제의 현주소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가 임금 인상문제로 갈등을 겪는다면 그 결과는 공멸뿐
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임금 인상 동결을 선언하는 노조가 많아지고 있으며
나아가 회사측에 임금 인상률 결정권을 일임하는 노조 또한 지난해에 비해
급증하고 있다하니 회사를 살리고 경제를 살리려는 근로자들의 충정과 의지를
실감할수 있다 하겠다.

빠듯한 주머니 사정을 생각할때 임금 인상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노사가 화합하여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며 이런 입장에서 대국적
결정을 내린 노조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각 기업체에서는 근로자들의 이같은 애사심에 화답하여 더욱 투명한 경영,
민주적 경영에 노력해 주길 기대하며 아무쪼록 우리의 경제사정이 하루 빨리
개선되어 회사는 노조측의 임금 인상률 결정권을 일임하는데 대해 보답할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하수 < 서울 송파구 오금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