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한글소설로 알려진 "홍길동전"보다 1백여년전에 지어진 새로운
한글소설이 발견됐다.

국사편찬위원회 (이원장 이원순)는 27일 세종탄신 6백주년을 맞아
한글고서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기록만 남아있던 채수의
"셜공찬전"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설공찬전은 "조선왕조실록" "패관잡기" 등에 중종때 내용이 문제가 돼
왕명에 따라 불태워진 작품으로 기록돼있다.

또 중종실록 (1천5백11년)에 "한문으로 필사하거나 국문으로 번역돼
유포되고 있다"고 기록돼있어 허균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홍길동전
(1천6백1 8년)보다 1백여년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소설은 당시 건국공신과 신흥사대부의 갈등이 본격화하는 정치상황에서
저승을 다녀온 설공찬이라는 주인공이 당시 정치적 인물들에 대한
염라대왕의 평가를 전하는 내용으로 작품 전체는 4천여자로 이뤄져있다.

작자인 채수는 조선 성종때 대사성과 호조참판을 지냈으며 폐비 윤씨를
옹호하다 벼슬에서 물러나 중종이후 경상도 상주에 은거하면서 이 소설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