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기업전쟁] 'BT vs AT&T'..'용들의 전쟁' 최후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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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해와 지는 해-.
국제통신업계에서는 요즘 영국의 BT와 미국의 AT&T를 이렇게 부른다.
한창 벌어지고 있는 통신대란(대란)의 와중에서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는
BT와 영토지키기에도 바쁜 공룡 AT&T의 소리없는 무너짐을 빗댄 소리다.
지난 4월 18일.
스페인에서 통신업계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AT&T와 손잡고 있던 스페인 국영통신업체 텔레포니카가 BT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한 것.
이웃나라 포르투갈텔레콤이 BT와의 제휴를 선언한지 4일만이다.
AT&T는 즉각 "유감"이라는 성명을 내는등 불편한 심사를 감추지 않았다.
텔레포니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페루등 남미 전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스페인어권"의 거대통신사.
이제 BT가 남미시장까지 자신의 영토로 두게 됐음을 의미한다.
미국내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2천8백만명의 "히스패닉"들도 BT의
고객이 됐음을 물론이다.
AT&T의 안방까지 쳐들어간 셈이다.
최근 국제통신업계의 상황을 볼때 "쿠데타"의 의미는 남다르다.
올초 WTO(세계무역기구) 통신협정체결로 통신시장의 대격변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현재 연간 6백60억달러규모의 시장은 2000년 1조2천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3년만에 2배로 팽창하는 시장이다.
쿠데타의 성공은 폭발적인 시장의 주도권장악을 뜻한다.
"BT가 20세기에는 거대기업중의 하나겠지만 21세기에는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반 발란스회장)이란 자신감은 그래서 나온다.
쿠데타가 어느날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전주곡은 작년 11월에 울렸다.
BT와 미국 제2장거리 전화업체인 MCI의 합병발표때였다.
그동안 "콘서트(Concert)"란 범세계 통신망을 위해 서로 지분소유형태로
협조해온 두 업체가 아예 하나가 됨으로써 AT&T가 이끄는 "월드파트너즈"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BT의 주가가 폭등했음은 물론이다.
최근들어 BT관련 뉴스들이 주요 신문들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지만
AT&T는 우울한 소식을 알려야만 했다.
"스페인 쿠데타" 3일후인 21일 AT&T는 "순익감소"사실을 발표했다.
1.4분기중 순익이 11억2천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14억7천만달러)보다
24% 줄어들었고 2.4분기에는 더욱 순익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이런 상황을 반영해 AT&T의 주가는 올들어서만 20% 떨어지는등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50여개국 8백도시에 6천노드의 통신회선을 확보하는등 빠른 기세로
팽창하는 BT.
이 회사의 전략은 조금 독특하다.
"WTO통신협정에도 불구하고 통신시장은 개별국가별 사정에 따라 다르게
개방된다"(미국컨설팅업체인 양키그룹 어드레이 만델라 수석부사장)는 점을
감안, 국가별 접근방법을 택하고 있다.
세계화를 추진하되 직접 진출하는 대신 해당국가의 파트너와 합작등
전략적제휴를 통해 실현한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BT가 단일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되 형식적으로는
현지업체의 이미지를 빌려 각종 장벽을 헤쳐나가겠다는 의도이다.
이제 BT의 주요 공략대상은 한국 일본을 위시한 아시아.태평양지역국가들.
동북아권 동남아권 인도권 오세아니아권등 4개권역으로 나눠 공략중이다.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면 시장개방의 정도는 17%선에 불과하다.
2000년에는 이 비율이 95%에 달할 것이다.
여기에 상당한 기회가 숨어있다"(피터 본필드사장)는 말에 아.태지역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배어있다.
누가 21세기 통신시장을 지배할 것인가.
AT&T인가 BT인가.
아.태시장의 장악여부는 그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것이다.
<런던 = 육동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
국제통신업계에서는 요즘 영국의 BT와 미국의 AT&T를 이렇게 부른다.
한창 벌어지고 있는 통신대란(대란)의 와중에서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는
BT와 영토지키기에도 바쁜 공룡 AT&T의 소리없는 무너짐을 빗댄 소리다.
지난 4월 18일.
스페인에서 통신업계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AT&T와 손잡고 있던 스페인 국영통신업체 텔레포니카가 BT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한 것.
이웃나라 포르투갈텔레콤이 BT와의 제휴를 선언한지 4일만이다.
AT&T는 즉각 "유감"이라는 성명을 내는등 불편한 심사를 감추지 않았다.
텔레포니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페루등 남미 전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스페인어권"의 거대통신사.
이제 BT가 남미시장까지 자신의 영토로 두게 됐음을 의미한다.
미국내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2천8백만명의 "히스패닉"들도 BT의
고객이 됐음을 물론이다.
AT&T의 안방까지 쳐들어간 셈이다.
최근 국제통신업계의 상황을 볼때 "쿠데타"의 의미는 남다르다.
올초 WTO(세계무역기구) 통신협정체결로 통신시장의 대격변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현재 연간 6백60억달러규모의 시장은 2000년 1조2천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3년만에 2배로 팽창하는 시장이다.
쿠데타의 성공은 폭발적인 시장의 주도권장악을 뜻한다.
"BT가 20세기에는 거대기업중의 하나겠지만 21세기에는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반 발란스회장)이란 자신감은 그래서 나온다.
쿠데타가 어느날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전주곡은 작년 11월에 울렸다.
BT와 미국 제2장거리 전화업체인 MCI의 합병발표때였다.
그동안 "콘서트(Concert)"란 범세계 통신망을 위해 서로 지분소유형태로
협조해온 두 업체가 아예 하나가 됨으로써 AT&T가 이끄는 "월드파트너즈"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BT의 주가가 폭등했음은 물론이다.
최근들어 BT관련 뉴스들이 주요 신문들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지만
AT&T는 우울한 소식을 알려야만 했다.
"스페인 쿠데타" 3일후인 21일 AT&T는 "순익감소"사실을 발표했다.
1.4분기중 순익이 11억2천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14억7천만달러)보다
24% 줄어들었고 2.4분기에는 더욱 순익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이런 상황을 반영해 AT&T의 주가는 올들어서만 20% 떨어지는등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50여개국 8백도시에 6천노드의 통신회선을 확보하는등 빠른 기세로
팽창하는 BT.
이 회사의 전략은 조금 독특하다.
"WTO통신협정에도 불구하고 통신시장은 개별국가별 사정에 따라 다르게
개방된다"(미국컨설팅업체인 양키그룹 어드레이 만델라 수석부사장)는 점을
감안, 국가별 접근방법을 택하고 있다.
세계화를 추진하되 직접 진출하는 대신 해당국가의 파트너와 합작등
전략적제휴를 통해 실현한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BT가 단일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되 형식적으로는
현지업체의 이미지를 빌려 각종 장벽을 헤쳐나가겠다는 의도이다.
이제 BT의 주요 공략대상은 한국 일본을 위시한 아시아.태평양지역국가들.
동북아권 동남아권 인도권 오세아니아권등 4개권역으로 나눠 공략중이다.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면 시장개방의 정도는 17%선에 불과하다.
2000년에는 이 비율이 95%에 달할 것이다.
여기에 상당한 기회가 숨어있다"(피터 본필드사장)는 말에 아.태지역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배어있다.
누가 21세기 통신시장을 지배할 것인가.
AT&T인가 BT인가.
아.태시장의 장악여부는 그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것이다.
<런던 = 육동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