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금융불안과 기업의 대응 .. 이재웅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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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보 삼미 진로그룹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앞으로 몇몇 대기업들이 더 부도를 낼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렇게 대기업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게 되면 자칫 다수 기업의 연쇄
도산으로 확대되고 나아가 금융기관의 대규모 부실화로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금융불안으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다투어 대출자금을 회수하고
대출을 기피하는 등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함으로써 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금융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에 채권금융기관 협의회구성및
부도방지 협약체결이 추진되고 있다.
이것은 부실징후를 보이는 대기업의 부도를 막기 위해 채권금융기관들이
구제금융을 분담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진로그룹의 구제금융 지원과정에서 나타난 추세는 기업은
살리더라도 기업주의 경영권을 포기토록 함으로써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점이다.
과도한 부채를 지고 부실화된 기업의 소유권 또는 경영권은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부실기업을 구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쓰러져야 할 기업은
쓰러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필요하다.
이제는 과도한 차입에 의존해서 기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기업주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차입에 의존하는 기업확장이나 무모한 투자확대 보다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건전경영에 힘쓰는 것이 유리하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또 다른 조치로 부실채권정리 전담기구도 설립한다.
이 기구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처한
부실징후 기업의 보유 부동산및 계열기업 매각 등 자구노력을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자구노력을 통해서 부실기업의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지더라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따라서 부실 위험이 큰 차입의존적 기업확장은 앞으로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이번의 잇따른 대기업 부도사태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을 통해서
대기업들도 무엇인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업도산의 주요 원인은 높은 부채비율 및 취약한 재무구조다.
부도를낸 한보 삼미 진로그룹 등은 예외없이 지극히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냈다.
즉 자기자본에 비해서 부채규모가 약 25배가 넘는 수준들을 기록했다.
부채가 너무 크기 때문에 매출액보다 부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더큰
경우도 있다.
우리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높은 원인은 고금리 자체라기 보다도 오히려
자본조달의 차입의존도, 즉 부채비율이 너무 높기 때문이며 또한 일정한
생산활동을 하는 데에도 지나치게 방만한 자본투자를 해왔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경기침체나 수출시장 또는 금융여건이 어려워질 때 기업경영이
불안하고 부실화되는 경향이 많다.
또한 기업들의 빚이 많기 때문에 인플레억제나 국제수지 방어를 위한
긴축 통화관리도 매우 어렵다.
반면에 그만큼 재계로부터 금리인하, 통화공급 확대, 그리고 주기적으로
부채탕감 또는 동결등 특단의 조치에 대한 요구가 거세었다.
원래 자금수요가 늘면 금리가 오르고 그럼으로써 방만한 자금수요를
선별억제하는 것이 금리의 기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자유화가 이루어져도 기업의
높은 차입의존 경영때문에 금리의 가격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WTO(세계무역기구)체제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으로 이제
우리 경제도 선진국및 경쟁상대국들과 "국경없는 무한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러한 환경변화및 금융시장 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자기자본 충실화라고 본다.
재무구조 개선없이는 앞으로 우리기업이 경쟁과 격변을 극복하고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가지 조치들을
실시해보았으나 별로 실효성이 없었다.
재무구조 개선은 기업의 인식변화와 자발적인 노력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업들이 아직도 차입만을 능사로 여기고 차입을 늘리려고만 한다면
재무구조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무모한 투자확대 등으로 자금의
초과수요가 왕성했기 때문에 금리도 높았다.
이제 대기업도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차입증대를 통한
투자확대보다는 스스로 건전경영과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기업의 소유권및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문어발식 기업확장보다는
비교우위를 갖는 부문에 업종전문화를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자금수요도 줄고 그결과 금리가 떨어지며
금융비용도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금융불안을 극복하기도 쉬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앞으로 몇몇 대기업들이 더 부도를 낼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렇게 대기업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게 되면 자칫 다수 기업의 연쇄
도산으로 확대되고 나아가 금융기관의 대규모 부실화로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금융불안으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다투어 대출자금을 회수하고
대출을 기피하는 등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함으로써 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금융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에 채권금융기관 협의회구성및
부도방지 협약체결이 추진되고 있다.
이것은 부실징후를 보이는 대기업의 부도를 막기 위해 채권금융기관들이
구제금융을 분담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진로그룹의 구제금융 지원과정에서 나타난 추세는 기업은
살리더라도 기업주의 경영권을 포기토록 함으로써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점이다.
과도한 부채를 지고 부실화된 기업의 소유권 또는 경영권은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부실기업을 구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쓰러져야 할 기업은
쓰러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필요하다.
이제는 과도한 차입에 의존해서 기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기업주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차입에 의존하는 기업확장이나 무모한 투자확대 보다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건전경영에 힘쓰는 것이 유리하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또 다른 조치로 부실채권정리 전담기구도 설립한다.
이 기구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처한
부실징후 기업의 보유 부동산및 계열기업 매각 등 자구노력을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자구노력을 통해서 부실기업의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지더라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따라서 부실 위험이 큰 차입의존적 기업확장은 앞으로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이번의 잇따른 대기업 부도사태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을 통해서
대기업들도 무엇인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업도산의 주요 원인은 높은 부채비율 및 취약한 재무구조다.
부도를낸 한보 삼미 진로그룹 등은 예외없이 지극히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냈다.
즉 자기자본에 비해서 부채규모가 약 25배가 넘는 수준들을 기록했다.
부채가 너무 크기 때문에 매출액보다 부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더큰
경우도 있다.
우리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높은 원인은 고금리 자체라기 보다도 오히려
자본조달의 차입의존도, 즉 부채비율이 너무 높기 때문이며 또한 일정한
생산활동을 하는 데에도 지나치게 방만한 자본투자를 해왔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경기침체나 수출시장 또는 금융여건이 어려워질 때 기업경영이
불안하고 부실화되는 경향이 많다.
또한 기업들의 빚이 많기 때문에 인플레억제나 국제수지 방어를 위한
긴축 통화관리도 매우 어렵다.
반면에 그만큼 재계로부터 금리인하, 통화공급 확대, 그리고 주기적으로
부채탕감 또는 동결등 특단의 조치에 대한 요구가 거세었다.
원래 자금수요가 늘면 금리가 오르고 그럼으로써 방만한 자금수요를
선별억제하는 것이 금리의 기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자유화가 이루어져도 기업의
높은 차입의존 경영때문에 금리의 가격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WTO(세계무역기구)체제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으로 이제
우리 경제도 선진국및 경쟁상대국들과 "국경없는 무한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러한 환경변화및 금융시장 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자기자본 충실화라고 본다.
재무구조 개선없이는 앞으로 우리기업이 경쟁과 격변을 극복하고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가지 조치들을
실시해보았으나 별로 실효성이 없었다.
재무구조 개선은 기업의 인식변화와 자발적인 노력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업들이 아직도 차입만을 능사로 여기고 차입을 늘리려고만 한다면
재무구조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무모한 투자확대 등으로 자금의
초과수요가 왕성했기 때문에 금리도 높았다.
이제 대기업도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차입증대를 통한
투자확대보다는 스스로 건전경영과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기업의 소유권및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문어발식 기업확장보다는
비교우위를 갖는 부문에 업종전문화를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자금수요도 줄고 그결과 금리가 떨어지며
금융비용도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금융불안을 극복하기도 쉬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