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외환시장의 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해외시장에서 철수하는 일본기업들
이 늘어나는 한편 자동차 수출이 급증하는 등 일본산업계가 "엔저구조"로의
전환을 빠르게 보이고 있다.

특히 선진7개국(G7)회담을 통해 선진국들이 엔-달러환율의 안정을 결의
했음에도 엔화는 달러당 1백26엔선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있으며, 이는
일본제조업체의 수출채산환율(달러당 1백6엔)보다도 현격한 낮은 엔화시세로
자동차 반도체 철강.조선등의 분야에서 한국업계의 수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29일 일본경제기획청은 자체조사결과 일본기업중 엔저등으로 인해 생산
기지의 해외이전이나 합작회사 현지법인설립등 글로벌화전략에 제동이
걸렸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제조부문에서는 전체기업중 25%가, 비제조업부문에서는 27.9%가 지난
1년여의 엔저기간중 해외시장에서 철수나 사업축소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결과 앞으로 엔저경향이 지속되면 글로벌화를 추진하지 않거나
현재보다 축소하겠다는 기업이 39.3%로 엔고경향일 때의 33.6%보다 높게
나타났다.

엔저의 영향으로 지난해 일본의 자동차수출은 5년만에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자동차공업회는 이날 96년중 자동차수출이 전년대비 6.2% 증가한
3백84만7천8백대를 넘어섰고 특히 대미수출은 5.3% 늘어난 1백16만9천5백대
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연초 예상했던 수준이상의 엔저에 따라 미국공장에서 만들어 수입
판매해 오던 자동차의 비율을 낮출 방침이다.

전자업체인 아이와(해외생산비율 88%)도 과거 엔고시기에 생산거점을
동남아지역으로 대폭 이전했으나 이젠 "역수입"의 잇점이 사라졌다고 판단,
미니 컴포넌트의 경우 자국내 생산비율은 기존의 10%에서 70%까지 늘리기로
했다.

한편 일본업체들은 대부분 중장기 엔화시세의 변동폭을 달러당 95엔-
1백20엔으로 설정, 생산효율을 높여 왔기 때문에 현재의 환율에서는 반도체
철강등 한국업체와 경쟁을 벌이는 분야에서 완전히 가격경쟁력을 앞지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