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이 갈수록 고갈돼간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절수제품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평소 무관심하게 보지만 상당한 양의 물이 소모되는 곳중의 하나가
소변기다.

조일아이티씨(대표 이승희)의 "노-플러시"소변기는 바로 물의 낭비를
막기 위해 고안한 이색 제품이다.

한방울의 물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냄새가 나지 않는 세계 유일의
소변기다.

소변기는 으레 물을 사용해야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독특한 제품인 것이다.

조일이 2년여간 5억원을 들여 개발, NT(신기술)마크를 신청중인 이 제품은
설치 관리가 간편하고 비용절감 효과가 큰 것이 특징이다.

파이버 글라스로 제작돼 가볍고 박테리아 번식을 방지하며 기존 소변기와
간단히 교체 설치할 수 있다.

소변기 바닥에 오일 차단막이 설치된 트랩이 있고 여기에 특수약품을 넣어
냄새를 없애준다.

소변기 표면의 얼룩은 찬물을 넣은 스프레이로 골고루 뿌리면 쉽게 제거돼
항상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이 소변기를 새 건물에 설치할 경우 물 공급을 위한 배관시설 수
세시설이 필요없고 하수시설을 축소할 수 있어 그만큼 비용이 절감된다.

때문에 기존 소변기와 교체시에도 짧은 기간내에 구입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

기존 수세식소변기의 경우 불특정 다수인의 사용에 따라 용변후 불결하게
느껴지는 버튼의 작동기피로 악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버튼의 잦은 고장으로 인해 물의 낭비가 심하고 수리비용도 적지않게 든다.

센서식 소변기도 오작동으로 인해 실제 사용횟수보다 많은 양의 물이
소비되는 것이 결점이었다.

이 회사의 이사장은 의류 등의 무역업을 수행해오면서 판로개척을 위해
러시아 미국 등지를 동분서주하다 3년전 이 소변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환경제품에 관심을 가져오다 우연히 미국의 한 발명가를 소개받아 이
소변기의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이사장은 말했다.

마침 남편(김영식 사장)이 라이터.성냥업체인 (주)조일을 천안에서
운영하고 있어 제조여건도 갖춰졌던 셈이다.

조일아이티씨는 현재 천안공장에 월 3천개의 소변기 생산능력을 갖추고
최근 본격 공급에 들어갔다.

서울 교보빌딩 등에 시범설치해본 결과 냄새가 나지않고 파리 한마리도
날아들지 않을 정도로 청결해 일단 호평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소변기의 개당 가격은 벽걸이형 바닥형 모두 16만5천원.

기존 버튼형에 비해 7만원정도 비싸나 센서타입에 비해선 3만원정도 싼
편이다.

조일은 내년께 필리핀에 라이터 및 소변기공장을 건립해 수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02)508-0166

< 문병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