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휴 은행감독원장은 29일 국회 한보청문회에서 은행감독원의 독자적 판
단에 따라 한보철강에 대한 처리방향을 자구노력을 통한 정상화에서 제3자인
수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월 4일 은감원의 보고는 채권은행단의 의견을 집약한 것이라는
이석채 전청와대경제수석의 지난 19일 청문회 증언과 엇갈린 것으로 은행감
독원이 최초로 부도처리를 기정사실화했음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원장은 이날 여야특위위원들이 청와대가 보고서결론을 제3자인수로 유도
한 것 아니냐고 물은데 대해 이같이 밝히면서 "은행들에게는 보고서작성 사
실조차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원장은 그러나 "은감원 보고서가 구체적인 행위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었
다"고 덧붙였다.

이에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청부증권감독원장은 채권은행단과 금융감독기
관의 한보철강 부도사실 은폐로 투자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었다는 의원들
의 지적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는 없다며 손해배상가능성을 일축했다.

박원장은 여야특위위원들이 한보철강이 실제 부도를 낸 1월20일부터 부도사
실이 공표된 1월 23일까지 주식을 매입한 선의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은행감독원 등의 손해배상책임을 지적한데 대해 "선의의 피해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원장은 "그 당시 일부에서는 한보철강이 어렵다고 했으나 일부는 중국 하
북성 열병합발전소건설 알래스카가스개발투자 등으로 여건이 좋다고 봤다"면
서 "투자자들은 각자 판단에 따라 투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장은 지난 1월 17일 한보철강의 기업설명회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유포
행위로 볼수 없다"고 밝혔다. <허귀식.김태완.손상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