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은 두메산골의 시골 봄내음이 난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동리에 자리잡은 자양초등학교 7회 동기생
(1957년 입학)중 부산에 거주하는 친구들의 모임이다.

모임의 인연은 정말 깊고 짙다.

어머니 뱃속에 태어나 걸음마 시절부터 같이 놀고 싸우고 뛰고 일하면서
유아기를 동고동락 했을 뿐 아니라 초등학교 1학년 입학때부터 6년
졸업시까지 한 반밖에 없어 같이 공부했다.

비가 올 때면 대나무로 엮어 짠 삿갓이나 우장을 우산 대신 사용하던
시절이었다.

겨울 함박눈 등교길은 길인지 논밭인지 알 수가 없고 무명옷 고무신에
책보자기 어깨 메고 새끼로 묶은 장작을 오른손 왼손에 번갈면서
등교하고는 시린 발 발끝 힘주며 불쏘시개 아껴 아껴 장작불 피우고 쉬는
시간 땡땡 종소리가 나면 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우리 자양 동우회는 지난여름 모임 20주년 기념으로 필자가 어릴적
추억들을 글로 만들어 회원들에게 배부하기도 했다.

살다보면 닥쳐오는 어려운 환경을 내것처럼 서로 나누어 위로도 하고
매달 한번씩 만나 주변 환경에서 풀지 못해 쌓였던 스트레스 시원스레
푼다.

특히 우리 회원들은 두메산골 환경에서 자라 눈만 뜨면 주위는 산이요
강 싸리문 초가집 돼지 송아지 참새떼 매미 여치 산토끼 채송화 야생버섯
논.밭농사 등 그야말로 "자연백화점"에서 살아왔기에 감성이 풍부하다.

그 덕분으로 매사에 나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해주고 다소 손해
보는 듯 양보하는 멋속에 살면서도 목표를 달성하는 지혜를 터득해 오늘을
보람되고 자신있게 살아가고 있다.

회원으로는 현 회장인 삼덕교교사, 정현렬, 삼보건업대표 강신표,
대성기업대표 정현난, 화영건설대표 김명순, 부산상사대표 강신복,
동보주택대표 강신원, 총무 김해우암교교사 강석래, 강신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