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의 개막 등에 힘입어 서울과 5대 광역시를 제외한 72개 지방
도시 상권은 91년부터 95년까지 5년간 무려 2.6배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도시중 상권이 가장 큰 곳은 울산이며 다음은 수원 부천 전주 마산 등의
순이다.

상권신장속도는 수도권 도시들이 특히 빨라 남양주의 경우 이 기간중 무려
5.4배나 성장했다.

반면 태백 동두천 등 탄광및 군사도시의 상권은 신장률이 50%안팎에 그쳐
사실상 정체상태에 머문 것으로 분석됐다.

유통정보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한국의 상권 현황과 상권력 분석"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서울및 5대 광역시를 제외한 72개 도시의 상권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72개 도시 전체의 상권크기를 나타내는 상권력지수(90년=1000)가 95년에는
2,604.18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상권력지수는 구매력과 상권의 규모, 성장성, 집중도, 상권변화 전망 등을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로 유통정보연구원이 개발했다.

상권력지수는 도시별 인구, 가구수, 대형소매점 현황및 매출액, 자가용
보급률, 1인당 지방세액, 소매업 1인당및 업체당 매출액, 주민 1천명당
소매업및 음식.숙박업 집중도 등을 종합평가해 산정한다.

<> 도시별 상권력

=서울과 5대 광역시를 제외한 72개 도시중 상권력이 가장 큰 곳은 울산이다.

울산의 상권력 지수는 144.151로 90년에 이어 연속 최고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수원(121.622) 부천(101.209) 전주(99.774) 마산(99.175) 순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성남(95년말 현재 88만6천35명) 부천(77만9천31명)
등에 비해 인구가 적은 수원이 상권력에서는 이들 두도시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으로 수원 외에 전주 마산 구미 등
이 인구수에 비해 상권력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성남안양 고양 등은 인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권력이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91~95년중 상권력 성장속도가 가장 빨랐던 도시는 남양주.

95년 상권지수 자체는 27.996으로 그리 큰 편이 아니나 신장률은 무려
5백41%에 달했다.

다음은 고양(57.215) 군포(27.389) 등의 순으로 각각 3백45%, 3백70%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72개 도시의 평균을 2배이상 웃도는 증가율이다.

72개 도시중 상권력이 가장 작은 도시는 태백으로 9.256에 불과했다.

태백은 90년대비 신장률에서도 가장 낮은 32.7%를 기록했다.

폐광에 따른 탄광도시 태백의 상권위축이 그대로 지수로 나타난 셈이다.

태백 외에 동두천(69.5%) 오산(90.1%) 하남(93.7%) 논산(94.6%) 등도 5년간
상권력 신장률이 1백%를 밑돌았다.

<> 대형소매점 현황

=대형소매점(백화점 쇼핑센터 대형상점가 일반시장)은 수원이 43개로 가장
많고 이어 창원(38) 울산(36)순이었다.

그러나 전체 소매점수는 울산이 5천8백5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안산(5천6백93개) 성남(5천4백5개) 등의 순.

반면 의왕(84개) 공주(43개) 보령(43개) 나주(48개) 등은 점포수가 1백개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매장 면적은 안산(20만4천평방m)이 가장 넓고 수원(18만8천평방m) 성남
(17만1천평방m)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주민 1인당 매장면적은 과천이 0.43평방m로 가장 넓다.

이는 72개 시의 평균인 0.14평방m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다음은 안산(0.41평방m) 사천(0.36평방m) 등의 순이다.

점포당 매장면적은 광양과 의왕이 65.7평방m로 공동 1위.

여천과 사천도 각각 56.4평방m와 53.3평방m에 달했다.

72개 도시의 평균 점포당 면적은 29평방m.

<> 자가용 보급률및 지방세 담세액

=자가용 보급률(인구 1백명당 보급대수)은 과천이 17.3대로 가장 높았다.

2위는 양산(16.2), 3위는 고양(14.2)이다.

반면 나주는 4.9로 가장 낮았으며 정읍과 통영도 각각 5.2대 5.3대에
불과했다.

주민 1인당 지방세 담세액은 과천(약 2백84만원)이 가장 많았다.

과천의 1인당 담세액은 72개 도시평균 29만원의 거의 10배나 되는 금액이다.

다음은 고양(57만5천원) 용인(56만6천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1인당 담세액이 가장 적은 곳은 김제로 12만6천원에 그쳤다.

정읍과 상주도 각각 13만1천원, 13만4천원으로 김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도시전체의 지방세 징수액은 울산이 3천2백40여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72개시의 평균 지방세 징수액은 7백6억원이었다.

지방세액 규모는 상권력 크기와 비례한다.

<> 은행예금

=총예금 규모가 가장 많은 도시는 전주로 예금액지수(72개시 평균 예금액을
100으로 기준)가 481.8에 달했다.

이어 수원(399.4) 포항(362.9) 순이었다.

은행예금이 적은 도시는 의왕(예금액지수 10.5) 남양주(14) 남원(15.3)으로
나타났다.

1인당 예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오산-제주-전주순이며 가장 적은 도시는
남양주 의왕 군포 등이다.

<> 종합평가

=전반적으로 신흥도시와 도.농통합도시를 중심으로 상권력 신장률이 높고
상권 활성화도 강하다.

따라서 도.농통합도시를 집중 공략하는게 바람직하다.

이와함께 각 도시의 특성에 맞춰 도시별로 차별화된 시장진출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을 비롯한 5대 광역시는 이미 부분적으로 상권이 포화상태에 있고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이에 반해 아직 경쟁이 덜하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방시장을 집중 공략,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