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도 확대와 함께 문을 여는 5월 주식시장은 어느때보다 투자자의
가슴을 부풀게 한다.

주식수요가 크게 늘어나는데다 경기마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750고지를 등정, 대세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희망론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용융자가 과다하게 걸려있는데다 시중 자금사정이 넉넉치 못해
견조한 상승흐름을 보일 것이란 보수적인 전망이다.

외국인 한도 확대로 5월중 유입될 외국자금은 적게는 5천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코리아펀드가 1억6천만달러(1천4백억원)를 증자하고 투신의 외수펀드
규모가 올해 25억달러(2조2천억원)로 늘어난다.

삼성JP모건과 쌍용템플턴 등 합작투신사들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주식수요가 크게 늘게 된다.

경기측면에서 보더라도 실물경제가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철강 유화 등 일부제품의 수출가격이 오르면서 경기가 머지않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3월중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한 것도 주가상승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경기저점을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크게 나빠질 것은 없을 것"
(대우증권 정동배 투자정보부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될수록 주가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종합주가지수 25일선이 75일 이동평균선을 상향돌파(골든크로스)한 것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킨다.

"종합주가지수가 쌍바닥 모양을 형성해 앞으로 추가상승이 예상된다"
(동양증권 서명석 시황팀장)는 분석도 있다.

다만 주식 신규공급물량과 과도한 신용융자잔고는 걸림돌이다.

우선 이달중 발행시장에서 유상증자 1천7백42억원, 기업공개 7백32억원 등
공급물량이 2천4백7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5월(3천7백91억원)보다는 줄어들었으나 지난 4월 보다는 80% 가까이
늘어났다.

고객예탁금이 정체를 보이고 있지만 신용잔고와 미수금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 된다.

신용잔고가 사상최대치인 3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4월 신용융자 증가분의
70%가 소형재료주에 몰린 것도 증시체력을 떨어뜨린다.

투신 증권사 은행 등 기관의 향방도 변수다.

보유주식상품을 꾸준히 줄이고 있는 증권사 은행 등은 이달초 외국인 선호
종목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관이 매각대금을 증시에서 빼낼 경우 수요기반은 그만큼 잠식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의 주식매수 전략도 관심거리.

외국인들은 최근 12주동안 줄곧 매도 우위를 유지해왔다.

경기침체와 대기업부도 원화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증시에서 자금을 빼낸
만큼 한도가 늘어나도 핵심종목 이외에는 매수속도 조절이 예상된다.

5월 주식시장에서 수요요인이 공급요인 보다 우세한 것은 분명하다.

외국인과 국내기관 등 "큰 손"들의 한판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가운데 대세
상승을 준비하는 "기틀다지기"가 전개될 공산이 크다.

<< 5월 주식시장 예상재료 >>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3% 확대
<>코리아펀드 1억6천만달러 증자 완료
<>삼성JP모건 쌍용템플턴 영업 개시 (2천억원 신규 매입 예상)
<>한보 관련 청문회 마무리
<>유상증자및 기업공개 2천4백74억원
<>소득세 등 세수요인 약 4조원
<>신용융자잔고 사상최고 수준
<>진로그룹 정상화 논란 지속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